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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북한 경제특구의 현황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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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2-25 06:00:13   폰트크기 변경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북한은 외국 자본을 통해 라선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을 시행하고 있다. 신의주, 황금평·위화도 등에 대한 경제특구 사업과 원산·백두산 등에 관광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중소 규모의 경제특구인 13곳의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다.

 이 글에서는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경제 및 관광특구 등 개발 동향을 살펴보고, 한국 경제 및 건설업계에 주는 시사점과 정책 과제를 모색하고자 한다.

 △중앙급 경제특구 개발 동향

 2013년 12월 기준으로 북한 당국에서 직접 추진하는 대외 경제특구는 △라선 경제무역지대 △개성 공업지구 △금강산 관광특구 △신의주 특별행정구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등 5곳이다.

 북한이 최초로 대외적인 경제특구로 지정한 라선지구는 지난 2010년 12월 북한과 중국 정부 간에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 공동개발 및 공동관리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후 중국 훈춘과 라진항 간 50.3㎞ 구간 도로의 확·포장 공사가 완료됐다. 이와 함께 훈춘과 북한 원정리 사이의 신두만강대교, 훈춘~라선 철도 건설, 훈춘에서 라진까지 송전선로 설치 및 라선시에 변전소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라진지구에는 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포함된 16개동 규모의 대형 국제무역센터가 중국 자본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

 라선지구의 경우 투자한 중국 국영기업의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액의 80%까지 중국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는 라진~핫산 간 54㎞의 철도 보수공사를 2013년 9월에 완료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또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라진∼핫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라진~핫산 철도 현대화 작업, 라진항 현대화, 복합 물류사업의 추진 등을 골자로 한다. 몽골도 라진항 임차를 희망하고 있는데 몽골은 석탄 등 지하자원을 라진항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기를 원하는 만큼 꾸준히 라진항 진출을 모색해 왔다.

 신의주 지구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시와 인접한 북한 제1의 변경 무역도시다. 특히 섬유·제지·신발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공업이 발달해 압록강권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의주 경제특구는 2002년에 추진했지만, 초대 행정장관인 양빈이 중국에 체포되면서 개발이 답보 상태에 있었다. 2013년 11월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다시 신의주 지구 개발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금평·위화도지구는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황금평 개발 착공식을 2011년 6월에 개최했지만, 이후 뚜렷한 외형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 모두 황금평에 대한 개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 공업지구는 총 66.1㎢(2000만평) 규모로 공장구역 800만평과 배후도시 1200만평으로 계획해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1단계 사업(100만평)만 운영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추진했다면 2013년에 3단계 사업까지 진행했어야 하지만 2008년 이후 남북 긴장관계가 고조됨에 따라 1단계 사업에 머물러 있다. 개성 공업지구는 2013년 6개월 동안 가동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3년 10월 말 기준으로 120개사가 가동 중이며 북한 근로자 4만4641명이 근무하고 있다.

 금강산지구의 관광사업은 2008년 7월 관광객 총격 사망사건 이후 중단된 상태이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중단 후 남측 재산을 몰수하고 유람선을 활용한 해상 관광과 연계해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자체 개발을 추진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급 경제특구 및 관광특구 개발 동향

 2013년 5월에 지방급 경제특구 추진을 지원할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11월에는 13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다. 경제개발구는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하는 중소 규모의 경제특구로 경제개발구별 용지 규모는 1.5∼8㎢이며, 총 44.3㎢이다. 북한 기업과 외국 투자자 사이의 합영기업 형태 또는 외국 투자자 단독으로 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2013년 12월에 중국 도문시와 함경북도 온성경제개발구는 특구 조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북한은 원산지역에 대한 종합 휴양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산을 금융무역지구, 공원·체육·오락시설 용지, 관광숙박시설 용지, 체육촌지구 등으로 나눠 개발하고, 송도원해수욕장과 명사십리·갈마반도 등 해안은 여름 휴양지로, 마식령 일대는 최근 준공된 마식령스키장 등을 중심으로 겨울 종합 레저타운으로 개발하고 있다.

 칠보산 지역에는 주변 도로의 포장과 생태 식물원, 동물원, 사격장을 건설하고, 2014년 이후에는 골프장, 기마장, 극장, 스케이트장, 문화민속촌의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백두산 지역은 동물원, 식물원, 약초농장을 짓고 백두산 해돋이, 보천보 내곡온천, 삼수발전소 저수지를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 개발 동향

 북한의 조선경제개발협회와 중국의 관군투자유한공사를 대표로 하는 국제투자집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의주~평양~개성 사이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의 건설에 관한 합의서를 2013년 12월8일 체결했다. 철도는 시속 200㎞ 이상 복선 선로로 건설하고, 도로는 왕복 8차선 시속 120㎞ 이상으로, 완전 밀폐식 국제 전용 철도로 건설할 것을 합의했다. 이 사업은 건설 기간 5년, BOT(Built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운영 기간은 30년 등에 대해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정식 계약서는 본 합의서를 기초로 향후 평양에서 작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제특구 참여에 대한 경제적 효과

 경제특구 개발사업에는 부지 개발, 도로·철도·전력 등 각종 인프라 건설, 공장 건축과 같은 건설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라선, 신의주, 강령군 등 경제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 3개 관광특구, 신의주~개성간 고속철도 및 도로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 물량은 개략적으로 약 6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북한 경제특구에 대한 제조업체의 진출은 국내 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대안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라선지구 및 신의주~개성 간 교통인프라 사업에 대한 진출은 동북아시아 물류거점의 확보와 향후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대륙철도(TSR, TCR, TMR 등)의 연결을 위한 사전 사업이 될 수 있다.

 △정책 과제 

 북한 경제특구와 각종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첫째, 5·24 대북 제재조치의 재검토 없이는 북한의 경제특구 참여와 각종 인프라 건설사업 참여를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에 따라 보다 전향적이며 탄력적인 대북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남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경제특구통합관리위원회’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특구 및 인프라 건설사업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수반되므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경제특구들이 북한 전역에 산재해 있고, 특구별로 투자 및 개발 조건이 상이하게 적용되거나, 인허가 추진과 인력 조달 등이 잘 안 되는 등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셋째, 남북한의 민간 투자 관계자들로 ‘민간투자실무지원단’의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특구통합관리위원회가 정치적·행정적 관리를 수행한다면, 민간투자실무지원단은 민간 투자 방식으로 북한 개발사업 수행 시 사업 위험성의 해소와 표준 사업 추진 절차 등을 위한 제도적·실무적 지원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북한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재정지원은 민간의 북한 내 개발사업 참여 시 사업 위험을 축소할 수 있다. 남북협력사업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의 확충이 필요하다.

 △맺음말

 향후 상호간 신뢰 관계를 회복해 5·24 조치가 해제되고,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경제 및 관광특구, 각종 인프라 개발사업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외국 자본의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되면 국제 사회는 한국의 협력자일 뿐만 아니라 경쟁자가 될 것이다. 향후 북한 내 각종 특구 및 인프라 개발사업에 대한 한국 정부·기업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북 개발사업에 대한 범정부적 차원의 관심과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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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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