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연구기관 리포트>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글로벌 수준에는 부족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14-07-28 17:56:13   폰트크기 변경      
입찰ㆍ수주단계부터 계약 이후까지 통합관리 DB구축 통해 정량적 평가 필요
   <연구기관 리포트>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글로벌 수준에는 부족

   
 2013년 국내 건설기업은 수 조원의 해외사업 손실을 경험했고 이를 막기 위해 해외수주 확대전략과 동시에 수익성 향상을 위한 경영전략 수립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 몇몇 대규모 사업의 손실은 기업 경영에 총체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체계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목표 수익성을 달성하는 데 관심을 쏟는다.

 이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조기경보 기능(Early Warning Signal)이 가능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구체적 정보를 획득할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발주되는 해외사업의 리스크관리와 관련한 요건을 살펴보면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 기반의 구체적인 리스크관리가 요구된다. 입찰 제안서에 제시되는 리스크관리 절차와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리스크관리 업무의 일치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국내 건설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리스크 관리체계는 사업의 전(全) 수행기간 동안 일관성 있게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부분 건설기업들이 수행하고 있는 리스크 관리업무는 수주단계(계약 이전 단계)에 집중됐고 계약 이후 단계의 리스크관리 활동은 현안 중심의 대응에 머문다. 프로젝트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사업의 전(全) 수행기간 동안의 리스크관리 활동과 후속 사업의 의사 결정을 지원할 과거 사업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축적이 중요하다. 본 고에서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리스크 관리체계 운영 및 역량 현황을 조사하고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역량 현황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역량을 점검하는 데 있어 기업전략, 프로젝트관리체계, 인사·조직, 재무·회계구조 등 다양한 특성을 모두 고려할 수 있지만, 본고에서는 단위 해외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조직·절차·시스템, 수주 및 수행 단계의 리스크관리 업무 프로세스 측면에서 역량을 점검했다.

 점검 영역 및 세부 항목은 해외사업 수행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및 실무자들 중심으로 도출하고 산출물 또는 수준 평가로 실시했다. 입찰단계에서 총 공사비 산정에 있어 과거 사업에 대한 비용 데이터베이스 체계가 구축되었는지, 입찰가 견적에 있어 불확실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는지, 사업의 대내외적 특성 및 환경에 의해 식별된 리스크의 파급 효과가 총 공사비 추정에 반영되는지, 또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및 조치 비용이 입찰가 혹은 견적에 반영되는지에 대해 점검했다.

 수행단계의 리스크관리 역량은 크게 기획(Planning), 감시 및 통제(Monitoring & Control), 종료(Closing)로 분류해 점검했다. 기획 부문은 리스크 식별·평가·대응 역량을 점검했다. 특히 리스크 평가에서는 정성적 평가뿐 아니라 정량적 평가를 실행하는 지와 관련 인프라 수준에 대해 점검하고, 감시 및 통제 부문에서 식별된 리스크가 소멸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재평가를 하고 있는지, 주기적 현황 평가 회의가 협의체를 통해 사업 수행 전(全) 기간 동안 실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아울러 준공 단계에서 축적된 리스크 정보의 이력 및 상세 내용이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일관성 있게 축적된 후 기초적 분석으로 후속 사업에 이관되는지를 점검했다.

 아래 제시된 현황 조사결과<그래프1>처럼 국내 건설기업의 리스크 관리체계는 대체적으로 수주 단계에 집중돼 있고 수행 단계의 리스크관리 운영과 통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최근 수주 단계의 리스크 정보 및 인력을 수행단계까지 연속적으로 담당하게 하여 리스크 정보 및 인력의 일원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사적 리스크 관리체계가 단위 사업의 리스크 관리 업무 및 리스크 정보와의 연계성이 낮아 단위 사업에서 생성되는 리스크 정보를 기업 차원에서 통합관리하기가 어렵다.

 반면 글로벌 건설기업의 리스크 관리체계는 사업 초기의 영업 및 수주, 견적, 입찰단계는 물론 계약 이후 단계에도 체계적 통합시스템을 활용해 리스크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주관적·정성적 리스크 평가에 집중된 국내 건설기업의 한계와 달리 수주 단계부터 과거 경험한 사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사업 초기부터 정성적 평가와 함께 리스크의 정량적 평가를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또한 사업이 완료된 후에는 수행하면서 발생된 리스크 정보와 대응 이후 결과에 대한 정보를 피드백(Feedback)해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건설기업의 리스크관리 역량 현황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역량 지수(RMCI)를 통해 국내 건설기업의 총체적 리스크관리 역량을 점검할 수도 있다. 앞서 제시된 점검 항목을 기반으로 건설기업이 해외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총체적 역량을 계량화해 상대적으로 비교했다. 기업들의 리스크관리 역량을 절대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본 고에서는 점검 영역과 항목 기준으로 기업들이 운영하는 리스크 관리체계를 분석했다.

 리스크관리 역량의 점검 영역(리스크 관리체계 부문, 수주단계 역량 부문, 수행단계 역량 부문)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는 기업마다 상이할 수 있어 조직·절차·시스템, 수주단계, 수행단계 영역들의 중요도를 세 가지 시나리오를 활용해 RMCI를 산정했다. 아래 제시된 그림<그래프2>을 보면 글로벌 건설기업의 RMCI가 국내 건설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해외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리스크 관리체계가 글로벌 표준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및 기능을 만족할 수 있는 체계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기업들 중에도 다소 높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있지만, 이 기업은 엔지니어링 기능을 기업 자체적으로 보유하면서 견적에 대한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활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역량지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

 향후 국내 건설기업들이 해외사업 리스크관리 역량을 향상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리스크관리 조직·절차·시스템의 수직·수평 통합”, “수주 및 수행단계의 리스크 정보 및 관리 프로세스 일원화”, “리스크관리 인프라 역량 강화”, “리스크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체계적 구축으로 경험사례의 활용성 극대화”, “현실적 리스크관리 운영을 위해 기업의 내부 환경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

 사업 및 진출국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성이 필요하고, 전사 차원의 조직과 단위 사업의 조직 업무가 수직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된다. 단위 사업의 리스크관리 조직은 사업 수행 전(全) 기간 동안 일관성을 유지해야하고 절차 및 시스템들도 사업이 완료될 때 까지 모니터링하고 추적이 가능한 체계로 구축해야 한다.

 실무자의 주관적 경험 기반의 리스크 분석보다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과거 경험 사례 중심의 데이터베이스를 객관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유연한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사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수주단계 리스크 관리체계 수준은 해외 건설기업과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주 단계에서 신속하게 리스크 정보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수행 단계로 정보와 결과를 이관하면 리스크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수주 및 수행 단계에서 리스크 정보와 프로세스를 일원화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리스크 관리 인프라 역량 강화는 핵심 선결과제 중 하나다. 리스크의 정량적 분석 프로세스 및 분석 결과는 최근 해외사업에서 중요한 발주 요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정·비용 관점에서의 정량적 리스크 분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업무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일정 및 비용관리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국내 건설기업들이 수주 및 수행단계에는 실질적으로 정성적 분석만 수행하고 있어 리스크 기반의 일정 및 비용 예측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경영자의 의지 아래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리스크 정보의 체계적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경험 사례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업마다 축적해 온 과거 경험 사업의 교훈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 가능한 형태로 축적하느냐는 후속 유사 사업의 입찰 및 수주단계에서 합리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Lessons learned’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선결 과제로 데이터 특성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설계가 중요하며 전산시스템 구축 시 통계적 지식 기반의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

 현실적 리스크관리 운영을 위해 기업의 내부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즉 경영자와 실무자 간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리스크관리는 실무자들에게 요구되는 추가적 업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경영자 관점에서 리스크관리를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인식하고 기업 및 사업의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해 입체적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역할로 정립해야 한다.



 
 
50위권 이내 기업평균과 해외기업(2013년 ENR지 기준)


 맺음말

 세계 건설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국내 건설기업들은 수주확대 전략과 함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프로젝트 관리체계의 경쟁력 강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기다. 대부분 기업들이 전사적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함에도 불구하고 단위사업의 리스크 정보 및 분석 결과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역량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단위 해외사업에서 복수사업, 프로그램(Program) 레벨사업, 포트폴리오(Portfolio) 통합 레벨까지 리스크 정보의 수직 통합이 가능한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체계의 신속한 개선과 함께 리스크 관리에 대한 문화 확산과 전문인력 양성에도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의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업들의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 투자는 리스크 관리 효용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jinny@c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