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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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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09 15:59:25   폰트크기 변경      
<연구기관 리포트>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재건축ㆍ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침체 상황에서 사업성 없는 현장에 대한 서울시의 출구전략에 따른 구역 해제까지 이어지면서 매몰비용 처리를 둘러싼 주민이나 조합원간 또는 시공사와의 갈등도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부도 주택 노후화 방치와 주거환경 저하 등의 문제를 인식해 9ㆍ1 대책(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 등을 작년에 내놓았고 부동산 3법도 개정해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될 제도적 환경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시정비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실질적 후속책이 절실하며, 특히 지자체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의 규제 완화 관련 주요 쟁점 사항들을 중심으로 보완 방안을 간략히 살펴본다.

 도시정비사업 동향 및 관련 법제 동향

 도시정비시장을 뿌리채 흔든 출구전략은 2012년 1월30일 서울시의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을 바탕으로 한시적 성격으로 출발했고, 2013년에 처음으로 ‘창신ㆍ숭인 뉴타운’구역 전체가 지정 해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 현장에서 반발도 적지 않아 예상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퇴양난의 도시정비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출구전략 시행기간을 당초 2015년 1월31일 종료에서 2016년 1월말까지 1년 연장했다. 또한 해산되는 추진위원회에서 사용한 비용(매몰비용)의 처리와 관련하여 지자체가 보조하는 규정의 적용기한도 당초 2015년 8월에서 2016년 말까지 연장하는 등 응급조치를 최근 도정법 개정을 통해 취했다.

 나아가 기존 재건축 사업의 큰 부담요인인 일반분양분 분양가 제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조합원 분양분 1주택 제한 등의 규제도 2014년 12월29일 부동산3법 통과로 크게 완화되는 등의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3법은 ‘주택법’,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관한법률’과 조합원에게 보유 주택 3채 공급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말한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에 탄력 적용되면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원의 부담이 약 10% 내외 감소하는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지나친 재산권 침해로 지적받아 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당초 2014년말까지에서 그 유예기간이 2017년말까지 3년 연장됨에 따라 전국 562개 구역 중 3000만원 이상 초과이익 발생이 기대되는 62개 구역, 약 4만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5월28일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재건축 연한이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돼 서울에서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14.9%(약 4만 가구), 강남 외 지역 85.1%(약 21만가구) 등 약 25만 가구의 수혜가 예상된다. 재건축 안전진단기준도 기존 40%의 구조안전성 비중 대신 주거생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거환경 중심의 안전진단 기준이 40%로 강화된다. 이 밖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건설비율에 대한 세대 수 기준 60% 이상은 유지하되, 실효성 없는 전체 연면적 대비 50% 이상 기준은 폐지한다는 점도 최근 시장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남은 과제와 개선방안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더 있다.

 먼저 공공관리제의 획일적 적용문제를 들 수 있다.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공공관리제는 조합 전문성 부족과 자금조달 능력 미비, 사업추진 과정의 비리, 사업 장기화로 인한 비용 급증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런데 공공관리제의 적용 대상은 ‘도정법’에서 명시하지 않고 시·도 조례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으며,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조례로 모든 도시정비사업에 획일적 적용을 규정하고 있어 주민ㆍ조합원의 선택권이 배제되는 실정이다. 공공관리제는 그 효과가 충분하게 검증되지 않은 생소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주민 또는 조합원의 의사를 묻는 장치를 애당초 만들지 않은 것인 만큼, 과도한 공적 개입의 대표적 사례로 부각될 우려가 적지 않다.

 또한 공공관리제 시행으로 시공자 선정시기가 ‘도정법’규정과 달리 늦춰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공공관리제 적용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 설립 후’로 규정한 도정법 제11조 제1항을 따르지 않고 조례에서 ‘사업시행 인가 이후’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서울 시내 재건축 사업은 시공자 선정이 도정법 규정보다 상당히 늦어져 사업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시공자로부터 조기에 대여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큰 편이다.

 물론 공공관리제 자체의 긍정적 기능은 충분히 있다. 따라서 이를 부인하기보다 현장에 공공관리제 적용 여부와 관련한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여 주민 및 조합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정부도 ‘9․1 대책’에서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사업시행 인가 전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관리제’의 명칭도 ‘공공지원제’로 변경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한 바 있어 향후 제도 개선에 대한 주민이나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큰 편이다. 주민이나 조합원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길 경우 시공자 선정시기와 관련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기부채납 등의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지 않고서는 관계 법령에서 인정한 용적율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어 사업성 제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용도 지역에서의 용적률 최대한도를 500% 이하에서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데,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계획을 통해 기준 용적률과 상한 용적률로 나눈 뒤 법률에 규정된 용적률보다 크게 삭감시켜 적용하는 것을 관행으로 삼고 있다. 2종 일반주거지역을 예로 든다면, 법적 상한 용적률은 250%까지 정해져 있지만 기준용적률을 210%로 삭감시켜 적용한 뒤 둘 간의 차이 40%는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의 기부채납 정도에 따라 용적률을 높여주는 구조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반시설의 설치 주체인 지자체 등 공공이 용적률 증가를 조건으로 자신들의 의무를 회피하고 조합원들에게 인상분만큼의 부담을 안기는 것과 다름없다.

 2014년초 ‘도정법’ 제4조의 4가 신설돼 조례에서 정한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시장·군수가 용적률 상한까지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는 기준용적률 10%p 상향한 용인시나 부산시와 달리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경기의 침체 장기화로 재건축 사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고려하고,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도정법 제4조의4의 입법취지 등을 감안할 때, 기반시설설치 등과 연계하지 않고도 법정 용적률 상한까지 인정해 주도록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별 조례가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결론

 정부기 시행한 일련의 조치들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기존 규제의 폐지가 아니라 일부 완화에 불과한 점은 주택시장 정상화 효과 등을 제한적 선에 머물게 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령 개정 이외의 후속작업들이 신속하게 진행되어 재건축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건축 사업의 규제완화에 비협조적이거나 관련 조례의 개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점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이 갖는 본래 의미를 퇴색시킬 위험성도 있다.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민·관 협조체제를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관리제의 획일적 적용과 같은 공공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을 줄이고, 용적률과 연계하지 않고도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주민 및 조합원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정책추진을 지속해 시장에 안정과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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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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