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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독일ㆍ일본에서 배우는 신재생에너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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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1-04 17:37:12   폰트크기 변경      
 신재생에너지가 화두다. 독일 정부는 2050년까지 독일 에너지공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인 2011년 태양광 보급을 위한‘선라이즈 계획’을 선언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해 고정가격 매입제도(FIT)를 수정했다. 공통점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 정비 면에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한 점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세계 무대에서 서서히 경쟁력을 잃고 있다. 폴리실리콘(OCI), 발전용 연료전지(포스코에너지), 일부 풍력부품(CS 윈드, 동국 S&C, 일진, 신라정밀, 태웅 등)을 빼면 글로벌 수준에 비해 경쟁력이 처진다. 국내 태양전지 및 모듈기업들마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중국기업보다 20∼30% 낮은 가격 경쟁력 탓에 입지가 좁다. 풍력 터빈 제조사들도 협소한 국내 시장과 불안정성, 그리고 글로벌 경쟁에 필요한 운전이력 확보 애로 아래 글로벌 기업에 비해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해상풍력 사업마저 실기할 위기다.

 이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정부의 관심사도 연관 분야인 에너지 신산업(ESS, V2G, EMS, 마이크로그리드 등)으로 쏠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전과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경쟁력 향상에 진력할 시점이다. 국무조정실이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작년 말 납품받은 ‘신재생에너지 선도국의 제반 여건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도출’ 보고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미래를 엿본다.

 독일 경험에서 배울 점은

 독일은 2014년 기준으로 2014년 38.2GW의 누적 태양광 설치용량으로 전세계 용량(177GW)의 약 21.6%를 점유하고 발전량의 약 19.8%를 태양광으로 조달하는 에너지 전환의 모범국이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전략 면에서도 확고한 선두주자다. 반면 독일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재생에너지 지원책 중 하나인 고정가격 의무구매제(FIT)가 화두다.

 FIT의 긍정적 효과 중 첫째는 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보급 촉진이고 둘째와 셋째는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과 새 일자리 창출이다. 넷째는 전원믹스의 다양화 및 포트폴리오 달성이 꼽힌다. 부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첫째로 전력 소매가격 상승이 꼽힌다. 둘째와 셋째는 전력 도매가격 하락과 국가경제 부담, 그리고 네번째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계통연계를 위한 대규모 투자 부담이다. 이에 더해 과도한 재생에너지 보조 및 지원으로 재생에너지 업계에 규제불안, 금융리스크를 야기한 점도 거론된다.

 독일의 전력사들과 그리드 운영사들, 전력 수용가격은 전반적 전력 포트폴리오의 다양화와 비용 증가 등 긍ㆍ부정적 요인을 수용하면서 격변이 예상되는 에너지 전환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데 지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비용(FIT), 국내 산업정책과의 괴리 등에 따른 국내외 비판이 상존한다. 경쟁이 부재한 FIT제도(20년 구매)로 인한 전기 소비자의 부담 가중 탓에 향후 비용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RPS제도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매년 인하하는 태양광 설비 특성상 지나친 조기보급 전략에 따른 비용 상승 지적도 높다.

 태양광 분야만 해도 독일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볼 때 중국은 84.1에 머문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기술 열위를 독일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의 가격으로 극복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시장은 높은 스펙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보다 적정 기술을 보유하되, 가격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는 분야임이 이미 입증됐다.

 일본에서 배울 점은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1974년 선샤인 프로젝트(Sunshine Project)로부터 출발해 1993년~2020년까지 New Sunshine Program로 진화했다. 이는 중장기 민관합작 RD&D(연구·개발·실증·확산)계획으로 주로 태양광과 풍력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의 관련 법제는 1978년 비화석에너지촉진법 제정, 1980년 NEDO 설립, 1997년 신에너지이용촉진법, 2002년 에너지정책기본법 및 RPS법, 2011년 전기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전기조달법(FIT법) 등의 순으로 발전했다.

 일본의 자율적 잉여전력 고정가격 매수제는 1992년부터 시행했는데, 이는 전기사업자로 하여금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된 전력 중 자가소비분을 제외한 잉여전력을 정해진 가격으로 구매토록 하는 제도다. 매수가격이 전력요금과 같거나 낮은 수준으로, 투자 회수가 힘들어 큰 인센티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한계다. 일본은 1995년부터 태양광발전 보조금제도 도입했다. 보조금은 1kW당 최대 90만 엔으로 주택용 태양광발전 설비단가의 50%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2005년에 재정부담 자검을 위한 민간 주도 발전정책을 지향하면서 태양광발전 보조금제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잉여전력 고정가격매수제의 실효성이 감소하고 RPS 중심의 재생에너지 보급체제가 정착됐다. 일본도 독일처럼 재생에너지 도입에 국민들이 찬성하지만 비용 부담에는 냉담하다. 게다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불안정성, 환경침해 문제까지 표면화되면서 환경ㆍ지역경제와의 공생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현실을 돌아보자.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2013년을 기준으로 대수력을 포함해 전체 발전량 대비 1.86% 수준이다. 2010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발전 보급량이 RPS 정책 등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수력이 40% 이상을 차지한다.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방향은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 흐름부터 짚어보자. 유럽, 북미 등 선진국이 흐름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는 태양광과 풍력이 주도하고 있고 최근 5년 간 태양광 발전은 연평균 50%의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과 막대한 내수 시장에 힘입은 중국 기업들이 태양광을 주도하고 풍력산업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국가별 정책과 경제 여건에 따른 변동 폭이 크지만 세계 시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2035년 발전 부문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총 발전량의 약 14%. 연료전지, 부생가스, IGCC 등을 신에너지에서 제외하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8%다. 육상풍력이 2.2GW, 해상풍력이 10.6GW 보급을 목표로 한다. 태양광은 17.5GW 보급이 목표다.

 수출도 다르지 않다. 2009년 이후 태양광 수출 비중이 73~89%로 절대적이고 태양광은 반도체, LCD, 화학소재 등 연관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변동과 공급 과잉으로 2012년 생산과 매출이 감소했지만 시장이 안정되면서 2013년부터 실적이 개선 추세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입지는 취약하다. 풍력산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8개의 터빈 제조사와 다수의 부품 공급회사가 참여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 심각한 침체기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 기술경쟁력은 우위지만 가격경쟁력이 열세다. 중국 수준의 가격경쟁력 확보 시점까지는 일본처럼 기술우위 시장 등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EU, 미국과 같이 대중국 할당관세 부과정책을 활용해 중국산과 경쟁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중국처럼 단품수출 방식이 아니라 EPC를 포함한 턴키방식 수주 추진 등과 같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정리=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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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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