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앤드루 컬퀀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부문 대표는 21일 최근 중국의 경기회복세는 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서 금융시스템에 대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는지 확신이 없다”면서 “신용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 경제의 성장이 현재 수준보다 더 둔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경제가 대출 확대 덕에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신호에 글로벌 주식과 원자재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부채의 수준이 이미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경제의 회복세를 이끌었던 대출이 다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는 지난달 중국의 부채 급증과 정부의 구조개혁 능력이 우려스럽다며 잇따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피치가 매긴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은 S&P나 무디스보다 한 단계 낮다.
중국의 올해 1분기 신규대출은 4조6000억위안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수준을 넘어섰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중국의 기업, 정부,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7%로, 2008년 164%에 비해 폭증했다.
컬퀀 대표는 “중국 정책당국자들은 부채 수준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성장이 둔화할 때마다 대출을 늘리는 방법을 써왔다”면서 “이는 중국 시진핑 정부의 구조개혁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구조개혁 의지를 신뢰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컬퀀 대표는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6.5%를 달성하는 동시에 부채와 과잉생산을 줄이는 구조개혁을 시행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을 보면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어느 목표를 더 우선하는지 이제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