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다음달 20~21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20일 산케이 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총괄적인 검증을 근거로 경제와 금융 정세를 논의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주저 없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다음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성명과 함께 위원들이 논의한 ‘총괄적인 검증’ 결과도 아울러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배려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가 2013년 3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총괄 검증은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그간 통화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투자자의 허를 찌르는 이른바 ‘서프라이즈’를 선호해 왔지만 이를 거듭할수록 시장이 일본은행의 말을 믿지 않아 정책 효과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없지 않았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도외시하는 서프라이즈를 되도록 피하면서 금융정책 방향을 상세히 설명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로다 총재가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추가 양적완화를 취할 수 있다’고 과거에도 말한 바 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통상적 화법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BNP파리바 도쿄지점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더욱 낮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유럽의 일부 중앙은행들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의 수준은 일본은행보다 크다”고 말하고 “기술적인 의미에서 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는 한계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금융기관의 수익과 중개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늘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야당은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의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