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앞으로 개최할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밝혔다. 옐런 의장이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이나 인상 기준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3월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함을 내비쳤다고 해석했다.
옐런 의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있을 (통화정책)회의에서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을 없애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옐런 의장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보면, 시장이 강해지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린지그룹의 피터 브루크버 수석연구원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이런 발언들이 “오는 3월의 인상 가능성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비슷한 해석을 내놓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2015년 12월과 지난해 12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는 0.5∼0.75%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재정정책이나 다른 경제정책의 변화는 잠재적으로 경제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행할 정책들이 경제 전망, 나아가 통화정책의 방향에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옐런 의장은 “어떤 정책 변화가 이뤄질지 또는 그로 인해 어떤 경제적 영향이 나타날지에 대해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준이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을 정책에 반영하는지를 묻는 로버트 코커(공화·테네시) 의원의 질문에 옐런 의장은 “추측을 바탕으로 정책의 기반을 설정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재정정책의 변화가 미국 정부의 회계를 지속 가능한 궤도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트럼프 정부에서 경기부양에 나서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채무를 발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옐런 의장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 검토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옐런 의장은 “규제 당국이 지속적으로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셰러드 브라운(민주·오하이오) 은행위원회 야당 간사가 ‘미국 금융업계의 회복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옐런 의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고, 뒤이어 브라운 의원이 “은행에서 정말로 기업에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옐런 의장은 “적은 비율의 기업에서만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질의응답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하면서 은행에서 규제 때문에 기업에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자신의 임기에 대한 질문에 옐런 의장은 “의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칠 의사가 확실히 있다”고 못박았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