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체 형식의 시라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조인데 사이사이 독특한 시어 구사로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의 특성이 원래 어렵게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만 다시 읽어보면 내용이 있는 시로구나 깨닫게 된다.
대개 시 속의 내용이나 의미를 원관념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것, 이미 알고 있는 것, 어떻게 보면 빤한 것들이 원관념으로 숨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겉으로 표현되는 것은 구체적인 사물인 경우가 많은데 보조관념이라고 한다. 자전거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두 관념이 비유의 형태로 나타나기에 깜박 어렵게 느껴지는 것뿐이다. 이것이 시의 매력이다.
겉으로 드러난 자전거 두 바퀴로 두 사람이 부부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붕 떠다니던 신혼시절과 레테의 강물 위로 열쇠가 떠다니며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힘든 권태기가 그려진다. 그러나 자식 생기고 이러저러한 끈들이 연결되어 마치 ‘도마뱀 꼬리처럼 재생되어’ 다시 힘을 보탤 수밖에 없는 과정이 생긴다. 세월 가고 나이 들수록 서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손을 맞잡고 상끗하게 자전거 앞바퀴, 뒷바퀴가 힘을 합쳐 달리는 모습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은빛 햇살 튕기며 시원하게 바람 가르며 살아가는 것이 더할 수 없는 행복이다.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