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3000만달러(57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 해킹 피해가 발생한 일본에서 가상통화 도난 방지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전양판점에는 주문이 밀려 재고가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인체크에서 해킹 피해가 발생한 이후 가상통화 관련 전자 데이터를 보관하는 기억매체인 ‘하드웨어 월렛(지갑)’ 판매가 크게 늘었다.
가상통화는 PC에 ‘(전자) 지갑’으로 불리는 계좌를 만들어 송금과 지불 등의 거래를 한다. 외부와 코인을 주고받을 때는 ‘암호 열쇠’가 필요하다. 열쇠 역할을 하는 전자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분리해 보관하는 장치가 하드웨어 월렛이다. 손바닥 크기로 이동식 기억장치(USB)처럼 사용할 때만 PC에 연결해 쓴다. 평소에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도난당할 염려가 없다.
가상통화의 ‘캐시카드’나 ‘인감’을 보관해 두는 금고로 생각하면 된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PC에서 사용하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코인체크에서는 고객의 자산인 가상통화 NEM이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누군가가 암호 열쇠를 몰래 훔쳐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자산을 인터넷에서 차단해 오프라인에서 보관함으로써 해킹 위험을 막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게 하드웨어 월렛 주문 증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유수의 대형 양판점인 요도바시카메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코인체크 해킹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주문이 쇄도해 27일 재고가 떨어졌다. 주요 하드웨어 월렛 메이커인 프랑스 렛저사 대리점 가운데 한 곳인 ‘브레이브브라이트’(도쿄도)도 품절사태를 빚어 물건 발송은 3월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