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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마음도 약육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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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14 07:00:10   폰트크기 변경      
 

 

 

 

 산책하다가 뱀을 만났다. 입에는 개구리가 물려있었다. 뱀은 속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천히 개구리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고 개구리는 마지막 용을 쓰며 다리를 파닥거렸다. 돌이라도 던져서 개구리를 구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현장은 비록 인간의 눈에는 잔인하게 보일지라도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인위적인 관여는 않기로 했다.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서 뱀을 만났던 장소를 둘러보았다. 뱀의 입에 물렸던 개구리는 사라졌고 대신 뱀의 대가리 아래쪽이 볼썽사납게 튀어나와 있었다. 한 생명은 사라지고 살아남은 생명은 배가 부른 순간. 먹히거나 먹어야 하는 살벌한 생존의 현장. 한 생명이 다른 생명에게 먹히는 걸 보면서도 살리지 못한 자가 내밀었던 변명은 고작 자연의 법칙이었다. 약육강식. 변명하자면, 마음이 허물어져 번뇌로 넘쳤고 보이는 건 모두 흑백이었던 날이었다.

 

 개구리를 소화하려고 꿈틀대는 뱀을 뒤로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유난히 많은 존재가 눈에 들어왔다. 새. 저 새는 오늘 무엇을 먹었을까. 길고양이. 저 고양이는 위장이 텅 비어있을지도 몰라. 지렁이. 저 지렁이는 언제 먹힐까. 아까 운명한 개구리가 살아있다면 저 지렁이를 입에 넣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약’일 수도 있고 때론 ‘강’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자 며칠 동안 끙끙댔던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음도 약육강식인가 보다. 근심이 커져 나를 지배하는 순간 일상의 사소한 행복은 돌연 자취를 감춘다. 흩날리는 낙엽도 보이지 않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지 않다. 반가운 전화도 반갑지 않고 건강한 신체도 감사할 줄 모른다. 부정의 늪에 빠지기 전에 구해야 한다. 근심과 불안을 먹어치울 만큼 강한 긍정의 마음을 풀어야 한다. 괜찮아! 그만하면 잘했어! 잘될 거야! 마음에도 근력이 붙는다는 걸 되뇌며 오늘도 긍정을 푸시업 한다.

 

이은정(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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