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쿵 쿵 쿵 쿵. 이사 온 지 며칠 지나자 위층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둔탁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세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해 버릴 수도 없는 나지막한 소리가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계속되었다.
그 소리는 30분 정도 들리다가 한 시간 남짓 잠잠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쿵쿵하면 ‘언제 그치지?’, 조용해지면 ‘언제 또 시작하려나?’ 하는 조바심 때문에 소리가 나든 안 나든 온종일 마음이 쓰였다. 그렇다고 쪼르르 올라가 대거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다툼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맞닥뜨리고 보니 난감했다.
한 달쯤 지나면서부터 귀에 거슬리는 것은 둘째 치고,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아내 등을 떠밀었다. 그 소리는 근육무력증을 앓고 있는 젊은 부인이 소파에 앉아 운동 삼아 발로 거실 바닥을 치는 소리였다. 그마저도 기력이 달려, 30분 남짓 치고 나면 한참을 쉬어야 한다면서 양해를 구하더라고 했다.
아내는 “아래층 신경 쓰시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해서 꼭 나으시라.”고 인사를 드렸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거로 동의했다. 거기에 덧붙여, 가만히 들어 보면 먼 데서 들리는 다듬이소리 같다며 마주 보고 웃었다. 그러구러 위층에서 나는 소리는 우리 집을 무시로 넘나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쿵쿵하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아내도 긴가민가한 눈치다. 무슨 일로 위층에 다녀온 아내가 전하는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부인의 건강이 악화하여 휠체어를 타고 계시더란다. 그나마 하던 운동조차 할 수 없어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서 미간을 찌푸린다. 그날 이후, 나는 가끔 하얀 천장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다듬이 소리가 다시 들리기를 소망하며 두 손을 마주 잡는다. 쿵 쿵 쿵 쿵.
조이섭 (수필가)
〈e대한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