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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났다. 생사를 함께하다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여운을 남긴다. 제빵제조 기사인 그를 만난 건 칠 년 전이었다. 그가 처음 매장에 왔을 때 인상이 수더분해서 안심했다. 하지만 웬걸, 그는 성격이 독특한데다 괴팍했다. 매장을 관리하던 나는 빵을 만드는 그와 손발을 맞춰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삼십 대였던 그와 쉰을 바라보던 나는 한동안 티격태격했다. 어른이라고 예의를 갖추지도 않아 때론 상처를 받기도 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 함께 할 운명이라면 그를 온전히 이해하기로 했다. 차츰 그가 변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겉으로 센 척했을 뿐 마음은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어쩌면 둘 다 생산수단이 아닌 노동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더 통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그는 책임감이 강해서 일만큼은 무서우리만큼 완벽하게 해냈다. 우리는 손발이 척척 맞았고 오해보다는 이해가 앞섰다.
그러던 중 점주가 젊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직원들도 교체됐으나 그와 나는 계속 남았다. 나는 매장관리 대신 음료와 샌드위치 제조를 전담하게 되었다. 그리고 삼 년이 지났다. 그는 칠 년 차, 나는 팔 년 차가 된 올해, 그는 많이 힘들어했다. 집이 먼데다 트라우마 때문인 것 같았다. 그는 일 년 전 지하 계단에서 굴러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 뒤 전에 없이 계단을 무서워했다. 새벽에 출근하다 보니 어둠과 맞닥뜨려야 하는 계단에 대한 공포가 컸는지도 모르겠다.
한 시간가량 걸리는 출근이지만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을 만큼 성실한 그였다. 화이트데이에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까지 초콜릿을 선물하는 자상한 남자이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그와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내가 느끼는 섭섭함은 컸다. 다행히 그는 집 근처에 있는 제과점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잘 지내라는 말에 그는 순둥이처럼 웃었다. 그가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오븐 앞에는 아직도 두루뭉술한 그가 서 있는 것 같다.
장미숙(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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