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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영화관에 갔다.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을 찾는 게 불편하기도 했고 밀폐된 공간에 있으면 어지럼증을 느껴서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곳이었다. 보고 싶은 독립영화가 있었는데 마침 이 작은 도시에서도 상영하고 있었다. 시국이 시국이고 상업 영화가 아니다 보니 예매율은 제로였다. 잘 되었다 싶어서 급하게 예매를 한 후 극장에 갔다.
상영 1분을 남긴 시각까지 덩그러니 나 혼자 앉아있는 극장은 마치 나만을 위한 시사회 같은 느낌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중반부터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아무도 없는 틈을 비집고 새어 나와 꺼이꺼이 소리를 내었다. 상업 영화와 독립영화의 차이점이 무색할 만큼 썩 마음에 든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막 올라가던 참이었다.
어두웠던 실내가 밝아지면서 스크린 바로 옆문이 열렸다. 열린 문에 고정장치를 채운 극장 직원이 덩그러니 앉아있는 나를 올려다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나는 크레딧을 꼼꼼히 읽고 있었다. 두 시간짜리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몇 달을 고생했을 스태프들의 이름이 줄줄이 올라왔다. 문을 열었던 직원이 다시 들어와 앞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 직원과 미처 읽지 못한 크레딧을 번갈아 보며 마음이 조급해졌다. 잠시 후 빗자루를 든 다른 직원이 들어왔다. 아직 크레딧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나는 멋쩍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어느 영화관에 가도 내 불만은 하나였다.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일어서는 관객들과 출구 안내를 하는 관계자들이었다. 만약 스태프 중 누군가가 영화를 보고 있었다면 심정이 어땠을까. 우리 영화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세계 곳곳에 수출되는 마당에 어째서 자국민들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는 이리 가볍기만 할까.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저예산 독립영화라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돌아 나오면서 무엇을 두고 온 것 같은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이은정(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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