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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F2021] “메타버스가 구현하는 공간의 진화…장벽은 낮추고 경험은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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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7 16:48:59   폰트크기 변경      

김상균 교수가 17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시와 공간포럼 2021’에서 메타버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메타버스의 활성화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에 따른 순효과와 역효과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오랫동안 굳어진 공간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렌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시와 공간포럼 2021’에서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대면 위주의 소통이 점차 축소되고 아바타를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의 소통이 활성화할 전망”이라면서 “기존의 공간 장벽이 더욱 낮아져 해외의 장소를 국내에서 직접 체험하는 현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가 창조하는 세상을 ‘덜 생산하고 더 소비하는 세상’으로 규정하면서 “경험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해 더 많은 체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패션 기업을 예로 들면서 “옷을 생산하는 공장 자체가 사라지는 모습이 이미 구현되고 있다”며 “사진을 보내주면 소비자의 용모에 맞는 패션을 창조해 이를 구매하는 새로운 광경”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1년 내 제작하는 옷이 1000억 벌이면 같은 기간 버려지는 제품이 330억 벌이며 대부분 땅 위에서 매립되거나 소각돼 환경 문제와 후진국의 박탈감을 야기한다”면서 “옷을 생산하지 않고 경험하게 만들며 이를 통해 소비자의 행복도가 더욱 올라가는 순기능을 선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상 인간이 등장해 광고를 찍으며 이는 인공지능이 드디어 육체가 생긴 현상”이라면서 “시각적으로 사람의 모습을 구현하는 현실에 진입했으며, 매력을 지닌 가상 인간은 현실 인간의 친구로서 노동자로서 경쟁자로서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교육 기업을 예로 들면서 “유명한 아이돌 그룹 콘텐츠를 구매해서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을 시킨다”면서 “현실의 아이돌은 수학, 과학을 잘 모르겠지만 가상 인간으로 전환된 아이돌은 제대로 정제된 교육 콘텐츠를 통해 교사로서 활동하며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가 활성화된 세상은 대면 위주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에서 한껏 벗어날 수 있다는 전언이다. 김 교수는 “국민은행이 선택한 플랫폼인 ‘게더타운’은 그 자체로 2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해당 개발자는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장님과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 ‘사장을 본 적이 없으며 어딨는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교수는 메타버스의 부작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진행한 비대면 수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기존 방식의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감정이 상호작용하는, 즉 ‘인간적인’ 광경을 매일 맞을 수 있었지만 비대면 수업에서는 기계적으로 정제돼 정보의 교류가 완벽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맞아야 했다”며 “인간 대 인간이 아닌, 아바타 대 아바타의 관계가 주류로 자리매김하면 더욱 삭막한 인간관계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범죄 우려도 있다”면서 “메타버스 내부의 거친 세상에서 예컨대 아바타끼리 언어적으로 성희롱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끊임없이 괴롭히는, 일종의 가스라이팅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아바타는 진짜인 내가 아니기 때문에 범죄로 규정되지는 않더라도 정신적 피해가 상당할 수 있으며 대책 마련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산업계의 메타버스 플랫폼 투자 전망에 대한 질문에 “기업들은 일단은 이미 존재하는 플랫폼으로 작은 활동으로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미 국내 프로젝트와 관련해 1000억대가 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기도 하고 게임사, 스타트업이 내놓은 소형 플랫폼이 20종이 넘는다”고 답했다.

또 김 교수는 ‘메타버스가 최근 대한민국 사회의 화두인 지역 양극화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사람은 기본적인 심리가 근거리에서 안정된다고 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로 대체할 인프라가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격 수술을 예로 들며 “서울에 있는 실력 있는 의사가 비수도권에 소재한 병원에서 진행되는 수술에 참여해 현지 의사에게 커맨드(지시)를 내리면서 더 많은 수술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큰 수술은 무조건 서울에서 해야 한다는 기존의 인식을 타파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 드리는 말씀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강릉이나 광주에 사는 시민이 서울보다 더 많은 인프라를 누릴 수 있냐고 물어보면 ‘모든 게 공유될 수는 없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꼭 해야 할 인프라는 구축해야 한다’고 답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를 통해 상당 부분 대체가 되리라 보지만 현실 세계에서의 역할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배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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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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