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두 달여간 계속 말썽을 일으키자 그에게 돈을 댄 투자자 일부가 불안에 떤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도운 주요 투자자들을 소개하면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중 적어도 2명이 지난주 머스크 측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요청하는 편지를 받았지만 진전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WP가 지목한 투자자들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댄 큰손은 은행들이다. 모건스탠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바클레이즈를 포함한 여러 은행이 머스크에게 인수금액인 440억달러(약 56조5000억원)의 4분의 1이 넘는 130억달러(16조7000억원)를 빌려줬다.
이어 개인 투자자 중 가장 큰 금액을 댄 사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로, 20억달러(2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의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또 카타르 국부펀드가 3억7천500만달러(5000억원), 중국에서 설립된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5억달러(6000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이런 외국인 투자자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일론 머스크가 다른 국가와 협력하거나 기술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미국의 벤처 투자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털과 앤드리슨 호로비츠도 트위터 인수에 각각 8억달러(1조원), 4억달러(5000억원)를 투자했다.
개인투자자로 거액을 댄 이들은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트위터 전 CEO인 잭 도시가 있다. 두 사람은 10억달러(1조3000억원)씩 투자했다.
WP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래리 엘리슨에 대해 “이 억만장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왔고, 공화당 후보들에게 수백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의 50%를 자르는 대규모 정리해고, 콘텐츠 관리 정책 변경,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극우 인사들의 계정 복구, 유력 언론사 기자들 계정 무더기 정지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다.
각계의 비판 여론이 커지자 머스크는 이달 19일 트위터 CEO 사임 여부를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사퇴를 요구하자 결국 “후임자를 찾는 대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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