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내년 부동산 경기도 부정적인 가운데 1주택자들의 갈아타기를 위해 '선(先)매도 후(後)매수' 전략은 여전히 지켜야 하는 필수덕목이다.
공실이 아닌 전세를 놓고 있다면 더더욱 매도부터 진행하고 나서 매수에 나서야 한다. 부동산 침체기에는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소위 '전세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쉽지 않아, 전세 낀 주택은 매수자들에게 꺼려지는 물건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담당 수석위원은 "일시적 1가구 2주택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간이 2년인데, 새 집을 사고 기존 집이 팔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내 집을 판 돈으로 다른 집을 사야 하는데 내 집이 안 팔리면 자금문제가 꼬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강남3구에서도 급급매가 나오는 상황인 가운데 내 집이 팔리지 않았는데 조급하게 급급매라고 매수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 집을 사겠다는 수요를 먼저 확인한 후, 매도 계약금과 매수 계약금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오전10시에 매도 계약금을 받았다면 당일 오후 4시 매수 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금조달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일이 꼬여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새로 산 집을 다시 되팔아야 하는 설상가상의 상황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인중개업소들도 매수 문의에 대해 "집부터 팔았냐, 기존 집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부터 확인한다. 집을 팔지 않고 매수문의를 하는 매수자들을 일단 거른다는 것이다. 현재 나오는 물건들은 급매 위주라, 잔금기간이 길지 않다. 급매는 그야말로 집을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기 위해 기존 시세보다 많게는 15% 이상 낮은 수준으로 내놓는 것이다. 중개업소들도 매수자가 문제가 없어야 급매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곤혹을 치룰 수 있다. 최근 전세 세입자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월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처리하려는 방식을 더더욱 지양한다는 전언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내 집부터 안 팔고 매수문의하는 고객들은 되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며 "자칫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고 중개업소의 신뢰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희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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