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정부가 내년 5월 종료로 예정돼있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을 2024년 5월로 1년 더 연장하면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 출회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비선호지역 주택을 중심으로 급매가 출회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별 가격 편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9일 부동산업계와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는 강남3구 아파트들이 절반을 차지했다. 대치동 대치현대 전용면적 115㎡에 대한 경매에서는 감정가 26억원보다 높은 26억1120만원에 낙찰되는 경우도 나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대치동 아파트인데, 경매물건은 토허제 요건인 실거주를 지키지 안하도 된다. 경매로 낙찰받은 뒤 전세를 주고 경매대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어 오히려 이같은 매물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이다.
토허제 지역이 아닌 도곡동에 대한 경매수요는 남다르다. 지난 9월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84㎡의 2차 경매에서는 최저 입찰가 18억4800만원에 응찰자가 16명이나 몰렸다. 타워팰리스의 전용면적 84㎡ 시세는 22억6000만원이다. 그보다 4억원이 더 저렴한 편이어서 강남 '똘똘한 한 채'의 수요들이 몰린 것이다.
대출규제 완화가 계속되면서 잠실주공 5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의 급매가격은 21억원에서 23억~25억원까지 올랐다.
종합부동산세 규제도 내년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강남 중대형 중심의 똘똘한 한 채를 선점하려는 수요도 상당할 전망이다. 전세 가격 하락으로 여러 주택을 관리하는 것이 힘든 만큼 똘똘한 한 채만 보유하는 편이 부동산 침체기를 버티는 전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 지역은 침체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견고한 편인 데다 아직 수요가 살아있다"며 "금리부담이 높아 수요가 예전만큼 높지는 않지만 현금부자들 중심으로 최선호 지역인 압구정 등에 대한 거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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