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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대한민국 건설산업에 필요한 건 통합형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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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10 17:26:13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장 인터뷰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장은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건설기술인의 권익과 가치를 높여,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에게서는 회원수 95만명의 경력관리 등을 책임지는 ‘단체의 장’이라는 이미지보다 ‘선배 건설기술인’이라는 이미지가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대학(원) 졸업 후 거의 50년의 세월 동안 서해대교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토목현장에서 묵묵히 일해온 건설산업의 베테랑이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3월 협회 제14대 회장으로 당선된 그는 국내 건설산업의 미래발전과 건설기술인의 경쟁력 확보에 관심이 많다. 윤 회장은 “4차 산업형명 시대에 맞서 대한민국 건설산업에 필요한 건 통합형 엔지니어의 양성”이라며 “이와 함께 법제도, 시스템, 교육 등 전분양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4대 회장으로 선출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가장 힘쓴 부분은.

△건설기술인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협회 기본 운영축을 협회, 기술인회, 위원회 등의 3개로 나눴다. 협회는 경력관리 등 고유 업무를 진행하고, 기술인회는 회원들 간 소통ㆍ화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위원회는 권익호보, 이미지 개선, 역량강화 등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맡고 있다.

특히 기존 위원회를 ‘일하는 위원회’로 변모시키고 ‘건설기술인 미래발전 비전 2030’과 같은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비전 2030은 총 3대 목표, 6대 핵심전략, 27개 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향후 남은 시간 동안 적극 실천해 나가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현재 협회 회원수가 95만을 넘기면서 100만명 고지를 눈앞이다. 100만 회원이 가지는 의미와 전망은.

△협회 회원수는 2019년 80만 명을 돌파한 후 꾸준히 우상향이다.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1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회원수 대비 결속력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간 정부 위탁인 경력관리 업무에 집중하면서 건설기술인 권익향상, 복리증진 등 협회 본연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건축, 토목, 기계, 안전관리 등 총 10개 건설분야에 포진해 있고, 성별, 연령, 경영자와 근로자 등 조건이 다른데 회원들의 니즈를 파악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미미한 것도 원인이다.

단체에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는 단체 내서 활동ㆍ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때일 것이다. 100만 회원 달성을 기점으로 건설기술인의 구심점이 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

▲협회 업무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현재, 현재의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추진은 협회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디지털화를 하게 되면 건설기술인의 경력정보와 건설공사에 필요한 프로젝트 데이터를 결합해 특화된 플랫폼 구축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건설기술인은 자신의 역량과 커리어 분석을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고, 건설업체 등은 공사 특성에 맞는 건설기술인 정보와 수행능력 적합도를 판단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건설정책 수립 시 중요한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 중요하기 때문에 전사적 차원의 디지털 마인드 함양을 위해 교육, 정보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을 위한 포럼을 발족한다고 들었다. 이를 소개해달라.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건설엔지니어링협회, 건축사협회 등과 ‘엔지니어링&엔지니어(E&E)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15일 발족할 예정이며, 이상호 현 율촌 고문이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E&E 포럼을 발족하게 된 데에는 엔지니어링이 시공업에 비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높아 엔지니어들을 주축으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밑바탕이 됐다.

구체적으로 △건설산업 및 건설기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청년 건설기술인 유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정당한 보상을 위한 대가기준 현실화 △4차 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건설기술인 부실벌점, 이중처벌 둥 처벌기준 합리화 방안 마련 △건설기술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제도 개선 등을 진행하게 된다.

▲‘통합형 엔지니어’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설산업은 인재가 핵심인 업종이다. 건설기술인들이 과거에는 개발의 주역을 했다면, 이제는 국토와 지구를 살리는 미래산업의 역군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형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가진 건설기술인이 AI, 빅데이터, ICT 등 스마트 기술을 습득해 나가면서 발전하는 인재상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인재들이 모이면 미래산업에서 역할을 하기 위한 건설산업의 기술경쟁력과 생산성은 진일보할 수 있다. 젊은 인재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건설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입법기관의 세심한 관심도 필수적이다.

▲건설기술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한다면.

통합형 엔지니어를 위한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 각종 법제도, 시스템, 교육 등 건설과 관련한 전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화가 이뤄져야 한다. 처벌과 규제 중심의 법제도, 건설생산체계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발주ㆍ입찰시스템,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는 지금의 교육제도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건설공사에 누적된 구습과 폐해를 없애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환경ㆍ사회ㆍ투명 경영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건설기업들도 전문성은 물론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 윤영구 회장은


1954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을 나왔다. 대림산업(現 디엘이앤씨)에서 토목사업본부 사장을 역임하고, 한양㈜ 대표이사 부회장, 바우컨설탄트 회장 등을 거쳤다.

서해대교, 이순신대교, 천사대교, 강원랜드 스키장, 정부세종 컨벤션센터, 싱가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Marina coastal expressway) 등 국내외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또한 대한토목학회 부회장과 건설정책포럼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명예회원으로 있며, 2022년 3월 회원 직선제를 통해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제14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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