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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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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31 06:00:33   폰트크기 변경      
“대구ㆍ경북 건설명가, 수도권ㆍ해외로… 금융업 품고 신사업 확장”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은 대구ㆍ경북권을 넘어 수도권을 비롯한 역외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또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안윤수 기자 ays77@


‘미분양 무덤’ 딛고 사업 다각화
고덕강일 3단지로 6년만에 서울 컴백
대구경북신공항 등 토목공사 공략


EDCFㆍODA 개도국 지원 프로젝트

400억 라오스 해외 1호 사업 기대

니카라과 등 탄소배출권도 검토 중


KCGI자산운용 지분인수 2대 주주

건설산업 미래 먹거리 시너지 기대


대구ㆍ경북의 건설명가로 통하는 화성산업이 금융을 장착하고 수도권에 다시 진출하면서 부활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동아백화점을 보유한 화성산업은 유통부문을 관장한 이인중 전 명예회장이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동생인 이홍중 전 명예회장이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을 분담하는 등 대구 재계의 리더로 활약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유통부문을 매각하는 등 사세가 줄었지만 2022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대구ㆍ경북지역 1위(포스코이앤씨 제외), 전국 42위의 간판급 건설기업이다. 작년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지만 형제 간 극적 화해로 봉합된 후 이인중 전 회장의 장남인 이종원 회장의 단독경영 체제가 확립되면서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 인수에 참여해 2대 주주에 오르면서 부동산을 포괄한 금융투자업 진출의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인 ‘반값아파트’의 시범사업지인 고덕 강일3단지를 최근 수주하면서 6년 만에 서울 부동산시장 진출을 예약했다. 라오스에서 해외 첫 사업 수주도 앞뒀다.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은 “위기는 곧 기회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온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며 “지역 건설사에서 벗어나 시장이 있으면 어디든 투자하고 진출해야 한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도권 진출을 재개한 계기는.
부동산시장 사정이 너무 안 좋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만 해도 정체돼 있고 정비사업 등 민간사업도 한계가 있다. 과거 수도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의 공공사업 수주를 이어가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간극이 있지만 이번에 수주한 고덕강일 3단지도 그 일환이다. 주택사업은 대구지역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대표로 취임한 2019년부터 역외시장 진출을 임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주문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반면 화성산업의 ‘파크드림’ 브랜드는 대구ㆍ경북을 벗어난 지역의 일반적 수분양자 입장에선 여전히 생소하다. 처음으로 하는 모든 일에 시작이 존재한다. 화성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분명히 낮고 수도권의 정비사업 등 주택건설 실적과 경험도 부족하다. 그동안 다른 건설사들을 살펴보면서 꼼꼼히 연구했고 발로 뛰면서 스킨십을 늘려오다 보니 조금씩 문이 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소유했던 장교빌딩(옛 쁘렝땅백화점)에 일부 지분이 남아있어 이곳을 서울사무소로 사용하며 수도권 진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장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긴 어렵겠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 같은 시기가 우리 같은 중견기업에는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과거 IMF와 금융위기 등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축적해온 저력을 기반으로 충분히 수도권 등 역외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하나.
최근 ‘원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률과 출산율 등을 살펴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로 보이지만 당장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개발재원이 관건이며, 자본시장이 조금 더 발달되고 안정적인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투자한 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단 리스크가 높은 직접 사업보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사업이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개발도상국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해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에 주력할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라오스의 상수도 공급사업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과 함께 EDCF 건설사업인 라오스 첨파삭 사라반주 상수도 공급사업 입찰에 참여했는데, 공사 규모만 약 400억원이다. 이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화성산업의 해외 1호 사업장이 된다.


중남미 니카라과 탄소배출권 사업도 있다. 쓰레기 매립장 자원화 사업방식으로 탄소배출권 사업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는 무조건 만들 생각이다. 건설업은 시장이 있는 쪽이라면 어디든, 언제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화성산업은 과거 대구지역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왔지만 국내의 역외시장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의 2대 주주인데.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금이 시장에 들어갈,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종합자산운용사로서 규모가 크지만 현 시장을 고려했을 때 적기라고 판단했다. 투자를 통해 얻는 이익뿐 아니라 건설산업과 밀접한 부동산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화성산업의 미래 먹거리와 연결고리가 있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CGI자산운용과 앞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투명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 등 경영철학에 공통점도 발견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종합자산운용사로 희소성도, 성장 가능성도 있다. 화성산업이 어떤 사업을 하든지 간에 직접적 이해충돌이 있어 협업을 바로 못하는 상황이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얻는 등 다양한 시너지가 있고 협업할 부분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최중현 기자 hig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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