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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강호인 전 국토부 장관 “역사 이래 가장 큰 위기…낡은 프레임워크 갇힌 건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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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07 05:00:18   폰트크기 변경      
총체적 위기에 맞닥뜨린 건설산업…혁신적이고 근본적인 변화 절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진행된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며, 낡은 프레임워크에서 탈피해 시대 흐름에 발맞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낡은 프레임워크에 갇혀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니 우수 인재와 미래 세대가 고개를 돌리고 있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진행된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건설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숙련된 기술공들이 줄어들고, 고급 기술인력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갈수록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건설산업이 젊은 세대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도 시장에 뛰어들 만한 인센티브를 고안하고 제시하는 데 소홀한 결과라고 일축했다.

강 전 장관은 “건설산업은 역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어느 한 부문의 위기가 아닌 총체적인 위기로, 특히 청년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은 뼈아프다. 산업 특성상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법도 간단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에 초점을 두고 건설산업을 키워나갈지 재정립해야 할 때”라며, “젊은 세대를 유인하려면 어떤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제도적 변화를 꾀해야 되는지, 각종 융합기술을 어떻게 접목시켜 나가야 할지, 산업 생산성 및 경쟁력의 본질에서 벗어난 규제는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는 건설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밝혔다. 어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처벌과 규제로 대응했지만,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는커녕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강 전 장관은 “최근 안전사고와 품질관리 문제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그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처벌하고 규제하는 식으로 접근했는데, 규제가 많다고 안전과 품질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를 시작으로 건설산업의 모든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산업의 미래는 없다”며, “근래에 발생하는 현장의 불합리한 문제, 안전사고, 품질저하, 인력부족 등을 보면 보다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부연했다.


강호인 전 장관은 주택사업에 치중된 건설사의 포트폴리오에 일침을 가하며,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건설사의 컨설팅 능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주택사업에 치중된 건설사의 포트폴리오에는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관급 토목건설공사가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손쉬운 주택건설에만 매몰돼 기술 역량 등을 높이는 투자에 게을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건설사의 역할을 재고민해야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산업 구조 전환 및 혁신 차원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컨설팅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강 전 장관은 “건설산업은 더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다”며, “이제는 각종 신기술과 시공의 융합이 더 중요한 때여서 이를 어떤 식으로 고부가가치화할 지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선진적인 첨단 컨설팅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점차 고령화되고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부족한 노동력을 기술력으로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스타트업 등 젊은 기술인들의 견해를 모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다 보면, 새로운 건설산업의 트렌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은 또 “건설산업은 호흡이 긴 탓에 20~30년 후 토목ㆍ교통ㆍ운송기술 등을 이해하고 예측해야 된다”며, “관련분야의 선진 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력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설계도를 받아 그대로 시공하는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그에 걸맞은 설계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려는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호인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후 약 30년간 기획재정부에서 몸 담으며 전략기획관, 재정정책기획관, 공공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으로 꼽힌다. 2012~2013년 조달청장, 2015~2017년 국토부 장관을 역임하며 건설산업에 대한 혜안도 밝다. 2021년에는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직에 올랐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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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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