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홍콩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에서 제외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항셍지수회사는 전날 밤 공시를 통해 다음달 4일부터 항셍지수 종목에서 비구이위안의 부동산관리 회사인 컨트리가든서비스홀딩스를 제외하고 중국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을 편입시킨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은 항셍지수가 올해 9% 이상 떨어지며 세계에서 실적이 가장 저조한 증시 중 하나가 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이 올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디고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가 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컨트리가든서비스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72% 폭락했으며 18일 0.76홍콩달러(약 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6일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채권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 달러(약 10조1천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또 14일부터는 11종의 역내 채권에 대해 거래를 중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조4천억 위안(약 255조원)에 이른다.
앞서 빚더미에 앉은 또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주식은 지난해 3월 21일부터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헝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한 시노팜의 주가는 올해 7% 가까이 올랐으며 18일 21.20홍콩달러(약 3천635원)로 장을 마쳤다.
1969년 출범한 항셍지수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자회사인 항셍은행이 홍콩증권거래소(HKSE)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상위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주가지수를 말한다.
애초 33개였던 구성종목은 2006년 38개로 늘어났고, 2012년 12월 50개로 확대됐다.
이전까지는 부동산 회사와 금융사가 주를 이뤘다.
2021년 3월 1일 항셍지수회사는 항셍지수 구성종목을 2022년 중반까지 80개로 늘리고, 최종적으로는 1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3개월마다 종목수를 약 5개씩 늘리고, 시대 변화에 맞춰 종목별 가중치에도 변화를 주겠다며 출범 52년 만에 최대폭의 개혁 작업을 예고했다.
이번 조정으로 항셍지수 포함 종목은 80개로 유지된다. 홍콩증시 전체 시가총액(11조4천억 홍콩달러, 약 1천955조원)의 64%를 다루는 것이라고 항셍지수회사는 설명했다.
직전인 지난 5월 조정 때는 중국 여행사 트립닷컴그룹과 금 생산업체 쯔진광산그룹 등 4곳이 항셍지수에 편입됐다.
홍콩 주식시장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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