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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엔지니어링 매각 원점…전현직 임직원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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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08 05:00:22   폰트크기 변경      
‘300억 부채ㆍ텅 빈 사무실’ 회생 불가 직면…체불 임금ㆍ퇴직금 등 100억대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평화엔지니어링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외에도 이미 포기각서를 제출한 용역만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내내 추진됐던 매각 협상이 쳇바퀴를 도는 사이 거의 모든 임직원들은 평화엔지니어링을 떠났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동력을 이미 상실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7일 <대한경제> 취재 결과, 평화엔지니어링과 한 외국계 투자자 A씨의 매각 협상이 끝내 무산되며, GTX-B노선 재정구간 교통영향평가 용역 계약 해지와 유사한 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

평화엔지니어링이 현재 추진 중인 용역은 총 580여건, 이 중 절반 이상은 용역포기각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평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구체적인 용역명에 대해서는 사업 혼란을 우려해 말을 아꼈지만, 지난 1995년 이후 국내 주요 도로와 철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제2, 제3의 GTX-B 사태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 협상 결렬에 대해, 평화엔지니어링 측은 “A씨가 기존의 부채나 경영상 운영했던 가지급금 관련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회사 운영자금이 투입된 상태가 아니란 점이 결렬 사유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평화엔지니어링은 다른 루트를 통해 다시금 매각 협상을 추진 중이다. 매각 규모는 총 400~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현직 임직원들은 반복되는 행태에 불신의 목소리가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 평화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한 SPC(특수목적법인)로부터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고서도 최종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A씨가 관심을 보이면서 매각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권재원 회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그 와중에도 다른 개인 투자자 등과 매각 논의를 추진하고 무산되기를 반복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그 사이 임직원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수개월째 미지급된 급여에 각종 경비와 퇴직금, 연말정산 환급금마저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권선준 대표는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에 고발된 상태다. 그 규모만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퇴직 직원은 “심한 직원은 우울증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라며 “너무나 많은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힘들어 하는 상황인데, 앞서 전달된 권 회장의 송별인사에도 체불된 임금 등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때 500명에 달했던 평화엔지니어링은 현재 거의 모든 임직원이 이탈해 ‘회생 불가’ 상태에 직면했다.

감리 현장은 사실상 멈춰섰다. 각 현장의 감리단장들은 운영비가 지급되지 않아 회사를 직접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사비를 들여가면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비난의 화살은 오너 일가를 향하고 있다. 회사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허황된 금액에 매달리며 임직원들을 벼랑 끝에 내몰았다는 지적이다.

소속 임원은 “부채만 해도 300억원 수준인 데다, 임직원 대다수가 나갔고 매출 채권도 거의 포기한 상황에 누가 그 큰 돈을 지불해 정상적으로 회사를 사들이겠나”라며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닌데, 계속해서 경영권을 고집하며 허황된 금액을 좇다 보니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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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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