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주요 건축사사무소들은 공간 전문가인 건축가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업역에 진출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공간 브랜딩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사내 독립기업(CIC)인 JPA(Junglim Plannig Advisory)는 최근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간 솔루션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JPA는 공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축가들이 공간 브랜딩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3월 정림건축 내 TF(태스크포스)팀 형태로 구성됐고 7월 CIC(사내독립기업)의 형태로 본격 출범했다.
스탈릿 성수,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등 정림건축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간 브랜딩 사례와 같이 공간 구성에 관한 전 단계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설립 취지다.
이를 위해 JPA는 △부동산 개발기획 △부동산 컨설팅 △콘텐츠 개발기획 △인테리어 디자인 △비주얼 그래픽 디자인 등 5개 분야의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정림건축에서 디자인 총괄을 역임한 김경훈 건축가가 JPA의 수장을 맡았다.
김경훈 JPA 대표는 “JPA는 공간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성ㆍ프로그램 분석, 플랫폼 운영, 브랜드ㆍ공간 디자인 등 전 단계에 걸친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림건축뿐 아니라 국내 주요 건축사사무소들은 설계를 넘어 공간 솔루션을 제시하는 조직을 구성해 적극 운영하고 있다.
간삼종합건축사무소는 일찌감치 별도 자회사 간삼기획을 통해 공간 기획과 브랜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삼건축 공간 브랜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지난 4월 영업을 개시한 호텔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용산(이하 로카우스 용산)’이 있다.
당초 로카우스 용산은 국방부 자체 호텔 브랜드인 ‘밀리토피아’ 호텔로 운영할 목적으로 지난 2018년 착공됐지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업일정이 지연됐다. 지연 기간 동안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트렌드 변화와 사업성에 대한 우려로 2020년 간삼건축에 사업컨설팅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의뢰했다.
간삼건축에서는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고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민간 호텔 브랜드(나인트리) 도입 및 객실수 확장을 추천했고 이를 받아들인 로카우스 용산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안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역시 공간 브랜딩과 상업시설 환경 디자인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EV스튜디오를 통해 상업용 공간 브랜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V스튜디오는 광교앨리웨이, 송도 아트포레, 우미린 앨리스빌,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토탈디자인 등의 전략적 공간 콘셉트를 개발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경우 자회사 에이치엔플러스가 공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용산 4구역 헤링턴스퀘어, 을지로 센터원 에비뉴 등이 대표적인 컨설팅 프로젝트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당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라며 “방문객이 그 공간에 대한 특정한 장소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특화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 역시 건축가가 강점을 가진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공간 브랜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에 건축사사무소들 역시 이 영역에서 보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민 기자 j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