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건축사사무소가 설계 용역만 수행하던 전통적 건축업에서 탈피해 ‘공간 크리에이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은 ‘공간 브랜딩’에 관한 건축사사무소의 서비스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전부터 대형 건축사사무소를 중심으로 공간 브랜딩의 일종인 ‘상환경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간 브랜딩을 특화하는 모습이다.

상환경 디자인은 복합용도 시설을 개발할 때 상업환경에 대한 전략적 기획과 종합적 설계를 총괄해 설계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환경 디자인은 국내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이 건축주로부터 설계 용역을 수주하면서 부가적으로 수행해오던 부분”이라면서 “최근 들어 공간 브랜딩을 사업화한 업체들이 대거 등장하고 이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건축사사무소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EV스튜디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에이치앤플러스), 간삼종합건축사사무소(간삼기획) 등 국내 주요 건축사사무소들은 특화 조직을 운영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해 전문적인 공간 브랜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림건축사사무소는 최근 공간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 독립기업(CIC) JPA(Junglim Plannig Advisory)를 출범시키고 공간 브랜딩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들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이 공간 브랜딩 분야에 적극 진출하는 배경으로는 기존 설계용역 수주 위주 성장 전략의 한계가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민간 설계용역 단가는 10년째 그대로인 열악한 상황”이라며 “전통적인 수주 위주의 사업 모델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건축물을 설계하며 공간에 대해 노하우를 축적한 건축사사무소들이 이제는 건축주에게 적극적으로 공간에 대한 기획, 브랜딩, 설계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