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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ㆍ로봇ㆍAI 접목…스마트서울 ‘전초기지’ 콘셉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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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24 16:18:44   폰트크기 변경      
[현대차 GBC 어떻게 바뀔까]

지난해 상반기에 검토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최상층에 조성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ㆍ착륙장 가상 조감도.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세계를 무대로 현장 경영을 펼쳐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는 ‘격의 없는 소통’이다.


올 상반기 서울 신촌 연세대를 찾아 경영학과 학생들의 토론 강의를 참관한 이후 늦은 시간까지 학생들과 뒤풀이를 하며 소통했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 끼’ 행사에서도 MZ세대 30명과 햄버거로 점심을 함께하며 1시간30분 동안 격의없이 대화했다.

정 회장의 이러한 소통 방식은 혁신을 위한 ‘수평적 리더십’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수평적 리더십’이 새롭게 조성될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의 콘셉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노먼 포스터 역시 이러한 수평ㆍ개방적인 콘셉트와 맞물려 있다. 그가 설계한 대표적 건축물은 애플 신사옥이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가 세상을 떠난 후에 공개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의 신사옥 제2캠퍼스(Apple park)는 가운데가 뻥 뚫린 도넛 모양으로 거대한 우주선이자 미래 도시를 연상시킨다. 외부에는 문을 닫고 내부 직원끼리는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도형인 원형을 건축물로 구현했다.

한국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입주한 테크노플렉스가 있다. 포스터가 설립한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설계를 했다. 거대한 유리 성채를 떠올리게 하는 테크노플렉스는 층별로 개방성을 극대화해 자율적 소통과 창의성 촉진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더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봇, 자율주행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으로 재정의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맞물릴 수 있도록 인재들의 수평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조직 문화 구축을 위한 개방적인 콘셉트가 담길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GBC는 애초 105층ㆍ1개동(업무ㆍ숙박용 등 부속건물 제외)으로 계획됐다.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50층ㆍ3개동, 70층ㆍ2개동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왔다.

이른바 정 회장의 실리주의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고층의 저주’로 불리는 구시대 상징물 대신 애플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추구하는 소통과 자유 그리고 창의성을 더한 건축물 콘셉트에 경제성까지 더했다는 진단이다. 실제 GBC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는 애초 3조7000억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설계를 변경할 때에는 건축 비용이 약 1조원 이상 감소한다.

이후 2022년 초에는 GBC 기본설계안을 ‘50층ㆍ3개동’으로 가닥을 잡고, 상층부에 미래성장동력이 될 도심항공모빌리티(UAMㆍ플라잉카) 이ㆍ착륙장 15곳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특히 검토된 기본설계안은 미래성장동력이 될 ‘도심항공모빌리티’ 구축에 초점이 맞춰지며 미래성장동력과도 맞물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된 설계안은 메인 타워를 3개로 쪼갠 뒤 3개동 상층부를 원형 통로로 연결해 상층부에서도 서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방법도 검토됐다. 또 건축물 외관을 이용한 루미나리에와 같은 이미지를 더해 디자인뿐 아니라 랜드마크로서의 역할까지 부여하는 방안도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회장이 노먼 포스터와 대면한 만큼 콘셉트는 다시 한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수평적 리더십’을 반영한 경영철학과 포스터의 건축 철학이 맞물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GBC는 향후 UAM과 로봇 등을 융합한 미래도시를 그려갈 현대차그룹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GBC 사업은 2020년 5월 서울시로부터 착공 인허가를 받은 이후 3년 넘게 터파기만 이어가고 있다. 건축허가를 낸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업자인 현대차(그룹)에서 (설계)변경허가를 위한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암반이 예상보다 빨리 나오면서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며 “공사기간은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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