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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이미지투데이 |
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이 맞물리며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가격이 비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중저가ㆍ보급형 전기차 출시에 팔을 걷고 있다.
테슬라는 물론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기아,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자사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채택했거나 향후 출시할 모델에 탑재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다.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선 전체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제조 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성비’를 앞세운 LFP 배터리가 등장한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세는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당장 LFP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서는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비중이 3년 전부터 삼원계 배터리 비중을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에너지 밀도를 15∼20%가량 높이면서도 가격은 비슷한 수준인 리튬인산철에 망간을 섞은 LMFP 배터리까지 등장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CATL, BYD, 궈시안 등 중국 업체들은 LMFP 기반 배터리의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이러한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삼성SDI도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회사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동종업체 대비 시작이 조금 늦었지만, 회사만의 설계 최적화와 공정ㆍ설비 혁신을 바탕으로 LFP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9월 ‘IAA 모빌리티 2023’에서 LFP에 망간을 추가해 회사만의 차별화된 LMFP 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SK온은 앞서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며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가성비’ 중심으로 전환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에는 K배터리 3사뿐 아니라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도 뛰어들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의 시선은 불안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LFP 배터리 탑재를 급격히 늘리고 있고, 유럽 시장 점유율마저 중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중국산 LFP 배터리의 국내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어 LFP 개발을 다소 늦게 시작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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