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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 잡는 SCR 투자 물꼬 텄지만…아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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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04 08:30:30   폰트크기 변경      
기술적 안정성 미흡·막대한 투자비 부담·설치공간 부족 ‘산넘어 산’…정부 지원 확대 한 목소리

아세아시멘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설비) 조감도. / 사진 : 아세아시멘트 제공


[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잡기 위한 SCR(선택적 촉매 환원설비) 투자가 어렵사리 물꼬를 트며 시멘트업계의 SCR 도입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SCR의 기술적 안정성이 미흡한 데다, 막대한 투자비 부담이 만만치 않고, SCR 설치공간 등이 여의치 않은 탓에 정부의 재정적·제도적인 지원 없이는 SCR의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는 국내 시멘트업체 중 처음으로 오는 2025년까지 SCR 연구시설 구축에 본격 나섰다.

SCR은 시멘트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폐합성수지 등 순환자원 연소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기술로, 질소산화물(NOx)은 물론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s)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4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탄소중립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아세아시멘트는 EU(유럽연합) 지역의 시멘트 공장에 사용되는 SCR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링사와 기술협약을 통해 SCR 기술의 실증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SCR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국가적 과제인 시멘트산업 탄소배출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 기술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기 위한 SCR 투자가 처음으로 이뤄지게 됐지만, 시멘트업체 간 SCR 투자는 속도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SCR은 기술적 안정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SCR은 배출가스에 암모니아, 요소수 등 환원제를 분사한 후 촉매에 반응시켜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데, 이때 촉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보니 SCR의 성능을 담보하긴 이르고, 시멘트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SCR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SCR 투자비가 무려 1조원에 달하고, 운영비도 연간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시멘트업계가 거둔 영업이익(4060억원)보다 SCR 운영에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시멘트업계가 너도나도 SCR 투자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운영 중인 시멘트공장의 SCR 설치공간이 부족한 것도 SCR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미 탄소 절감을 위해 설치한 폐열회수 발전설비가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SCR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SCR은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선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방향이 맞다”면서도, “현재로선 일부 시멘트업체는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고, 향후 부담해야 할 투자비와 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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