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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시장 연간 6조…이젠 의료보건정책에도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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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07 15:08:28   폰트크기 변경      
[파워인터뷰]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건강관리는 전 세대의 화두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도 급성장했다. 2022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4조9273억원이었던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21년 5조454억원, 2022년 6조142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섭취 인구가 늘면서 품목도 다양해졌다. 2022년 건기식 생산실적(생산액 기준)을 원료별로 살펴보면 △홍삼(5896억원) △비타민 및 무기질(3817억원) △프로바이오틱스(3642억원) △EPA 및 DHA 함유 유지(2233억원) △단백질(807억원) 순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건기식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이 건강관리를 위해 개별 섭취하는 ‘영양 보조제’ 수준을 넘어 국가 의료 보건 정책 안으로 들여와야 사회ㆍ경제적 효과가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에 부담될 공공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는 해당 연구를 시작해 정책에 도입하는 분위기다. <대한경제>는 국내에서 이와 같은 제도 개선에 앞장서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이하 건기식협회) 정명수 회장을 만나 국내 건기식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초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국가 재정에서 의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꼽힌다고 하는데.

고려대학교ㆍ동국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건기식 섭취를 통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에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50세 이상 성인들의 심혈관질환으로 말미암은 사회경제적 총 부담 비용은 무려 4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오메가-3 섭취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6400억원으로 확인됐다. 오메가-3 섭취를 통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율은 8%로 확인됐다. 2021년 국내 60대 이상 성인들의 연령관련(노인성) 황반변성과 관련해 루테인ㆍ지아잔틴 섭취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315억원에 달해 유의미한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건기식협회는 그동안 소비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건기식 구매법과 섭취의 중요성을 꾸준히 알려왔다. 최근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건기식이 국민 건강 증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부의 지원과 예산 배정이 고려된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이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제공

▲국가 보건 정책에 포함하려면 수혜 대상이 다양해야 할 텐데.

건기식협회가 조사한 건기식 시장의 취식 연령별 금액 규모 데이터에 따르면 2030세대의 건기식 섭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1∼30세는 1220억원(2020년), 1276억원(2021년), 1352억원(2022년)으로, 31∼40세 또한 3553억원(2020년), 3945억원(2021년), 4150억원(2022년)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특정 연령대뿐 아니라 전 세대, 전 국민의 이슈라는 의미다.

이렇게 건기식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구체적인 기능성 제품을 선택하는 기조가 뚜렷해졌다. 건기식협회가 2022년 국내 소비자 19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품 구입 시 중요 고려 요소로 ‘고민하는 건강 문제와 제품 성분의 적합도’를 꼽은 비율(10.7%)이 전체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를 중요 고려 요소 중 1∼3위 중 하나로 꼽은 소비자도 23.4%에 달했다.

제품 구입 시 고려하는 건강 관련 이슈는 성별과 연령별로 차이가 있다. 남성은 영양 보충, 여성은 장 건강ㆍ장 면역과 배변 활동, 뼈 건강을 주로 고려하는 편이다. 20대는 영양보충과 배변 활동, 30대는 장 건강과 간 건강, 40대는 피로회복과 뼈 건강, 50대는 눈 건강, 6~70대는 전반적 건강 증진을 고려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기식 업계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ㆍ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식약처는 2020년 7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설문,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 상황에 맞는 건기식을 추천하고 소분, 판매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건강기능식품을 국가보건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국가가 있는지.

전 세계적으로 건기식을 국가보건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 단계이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책임있는 영양 위원회(CRN)가 식이보조제(DS)의 효과에 관해 2013년과 2022년 두 차례 연구를 수행했다. 유럽연합에서는 2017년 FSE(Food Supplements Europe)에서 유사한 연구를 수행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식이보충제가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건 의료비 절감 효과를 더욱 세밀하고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검토,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하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비교-편익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이 각국의 국민 보건 의료비 절감 정책에 중요한 이바지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 대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식이보충제의 적절한 섭취가 질병 발생과 사망률을 낮추고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 보건 의료 체계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해외 직구를 통한 건기식 구매가 늘어나는데 따른 문제는 없나.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직구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입돼 소비자 안전에 문제가 되고 있다. 식약처에서 2018년 해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효과 등을 표방하는 제품 1300개를 직접 구매해 검사한 결과, 95개 제품에서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인 엘-시트룰린, 센노사이드, 동물용 마취회복제인 요힘빈 등이 검출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국내에서 제조한 건기식은 원료의 원산지 표기가 의무화돼 있지만, 해외에서 제조해 수입한 건기식은 원료의 원산지와 상관없이 완제품을 만든 나라가 원산지로 표기된다. 미국산 건기식이라고 하지만, 원료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Made in USA’로 표기돼 원료에 대한 것까지 미국산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이와 다르게 우리나라 건기식은 2002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안전성과 기능성을 평가한다.

▲협회의 향후 주요 운영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도 협회는 건강기능식품미래포럼과 함께 국내 건기식 섭취의 사회ㆍ경제적 기여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정책 지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토대로 국민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술 개발, 제품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건기식의 연구 개발, 제조, 판매, 유통, 수출에 이르는 전 분야의 역량이 흩어져 있다. 건기식 산업이 국가 경제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도약하려면 이를 한데 모을 필요가 있다. 협회가 앞장서서 우수한 역량을 결집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산업 구성원과 더불어 성장할 때 전체 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믿는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이하 건기식협회)는 1988년 창립해 올해 36주년을 맞았다. 2003년 ‘한국건강보조식품협회’에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로 명칭을 정식 변경했다. 2023년 10월 기준 247개 회원사가 활동 중이다. 국내 건기식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 연구 △수출 활성화 추진 △대국민 홍보 △회원사 서비스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심의 운영 △건강기능식품 법정교육 등을 추진한다.

제14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을 맡은 정명수 회장은 회원사들의 과학적인 연구 지원에 집중해왔다. 1988년 한미양행에 입사해 관련 산업과 인연을 맺은 정 회장은 현재 한미양행 대표이사로 건강기능식품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건기식 섭취를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이를 예측한 연구도 진행했다. 동시에 국내 건기식이 글로벌 일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품질 향상과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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