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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축 지원, 케이블카 구상…구로구를 완전히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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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0 06:00:22   폰트크기 변경      
[대경 초대석] 경영 마인드로 새판짜기 문헌일 구로구청장 인터뷰

ICT 엔지니어링 기업 CEO 경력 …취임후 20개월, 변화 기반 마련 

전국 최초 도시정비 지원단 조례 ㆍ53년 만에 오류고도 제한 폐지도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활성화 통해  중산ㆍ젊은층 유입시켜 지역 재건 

2050년 목표 장기도시계획 수립 …도심 케이블카로 교통ㆍ관광 활용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대한경제〉와 인터뷰에서 엔지니어링 기업 대표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이 지역을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은 구로의 터줏대감이다. 40년 이상을 구로에 살면서 작은 골목길 사정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구청장이 되기 전 그에게 구로는 “변화가 너무 없는 동네”였다. ICT 분야 최고의 엔지니어링 기업 대표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이 지역을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가 끝내 구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12년 만에 나온 ‘보수 구청장’ 타이틀은 그가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일하게 만들었다.

문 구청장은 최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구로를 완전히 뒤집어 놓고 싶다”라고 거듭 말했다. 취임 후 1년8개월이 지났지만, 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구로구 대변신과 구민 복지로 가득 차 보였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경영가에서 자치구 최고 행정책임자로 거듭난 문 구청장은 “지금껏 16개 동을 돌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변화를 위한 터를 잡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많은 성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후도시 이미지 완전히 탈피… 중산층 유입 늘려야”

문 구청장에게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은 민선 8기 임기 내 최우선 과제다. 구로구는 도시 전체 노후도가 높고, 단독주택 및 다세대 주택 등 저층 주거지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민들과의 갈등, 행정절차 문제 등으로 재개발이 번번이 난항을 겪어왔다.

문 구청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첫해 전국 최초로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지원단 설치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작년 2월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문 구청장은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원단이 빠르고 전문적으로 재건축을 돕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984년 준공된 보광아파트 재건축 사업 진행 당시 지원단이 사업시행인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 큰 역할을 수행한 것이 대표적 성과 사례다.

구로구에서는 현재 총 9곳이 정비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3곳(가리봉동ㆍ고척동 일대),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1곳(궁동 일대), 모아타운 4곳(고척동ㆍ구로동ㆍ개봉동 일대), 공공재개발 1곳(구로동 일대)이다.

문 구청장은 “올해에도 기존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신규 사업대상지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문 구청장은 “재개발ㆍ재건축에서 구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들이 있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성과는 ‘오류고도지구의 고도제한이 폐지’다. 이는 구로구가 53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고도지구는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이다. 그간 온수동 일대는 고도제한으로 건축 높이가 20m 이하(아파트형 공장은 30m 이하)로 제한돼왔다. 문 구청장은 “온수역 부지 복합개발을 통해 최고 40층의 업무ㆍ주거ㆍ문화 복합단지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구청장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중산층과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건축 인가 항목에 디자인도 새롭게 포함시킬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다양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도시 미관을 새롭게 재정비하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동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안윤수 기자 ays77@


‘2050도시발전기본계획’ 만든다

구로구는 현재 도시발전기본계획도 수립 중이다. 그간 구로구는 뚜렷한 계획이 부재한 채, 우후죽순으로 개발된 동네가 많았다. 문 구청장은 “건물 사이가 좁아 불이 나면 소방차가 진입하기도 어렵고, 일반 시민들이 통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에 단기 해결책이 아닌 중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50년을 목표로 한 도시발전기본계획은 작년 6월 관련 용역에 착수했고, 올해 하반기 최종보고회가 열릴 예정이다.

도시발전기본계획에는 문 구청장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담길 예정이다. 문 구청장은 “프랑스와 영국, 아일랜드처럼 도심형 케이블카를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안에 넣겠다”고 밝혔다. 신도림동과 오류동까지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을 만들겠다는 것. 문 구청장은 “해외 사례처럼 케이블카를 관내 교통수단이자, 관광수단으로 사용하겠다”라면서 “외곽지역이라는 구로만의 특색을 살리겠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문 구청장은 또 하나의 숙원사업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꼽았다. 1974년 들어선 구로차량기지는 2005년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에 따라 당초 경기 광명 이전이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세 번의 타당성조사 끝에 광명 이전은 끝내 무산됐다. 문 구청장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위해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사전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어려운 구민에 실질적 도움’…직원 복지에도 ‘진심’

구로구의 슬로건은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다. 이러한 철학에 맞게 문 구청장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구민을 챙기는 데에도 공력을 쏟고 있다. 문 구청장은 “우리 구에는 장애인, 어르신, 저소득 취약계층 등 어려운 이웃이 많다”며 “그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31일 103세 장수 어르신 댁을 방문해 큰절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구로구 제공


대표적인 복지사업으로는 ‘난청 어르신 보청기 지원사업’, ‘중증 장애인 전문 치과 무료 서비스’가 있다. 구로구는 최근 ‘서울시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성과보고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 9월부터는 산후조리지원금을 100만원으로 인상하고, 100세를 맞은 어르신께는 장수축하금을 지급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경영자 출신인 문 구청장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복지후생에도 ‘진심’이다. 노조와의 면담을 통해 직원 건강검진과 생일 지원금 및 포상휴가 등 다양한 신규제도를 도입했다. 문 구청장은 “지자체 공무원은 주민 민원을 해결하는 업무를 한다”며 “직원들이 행복해야 구민이 행복하다는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자체 최초로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올해 1월 직원들 생일축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문헌일 구로구청장. / 사진 : 구로구 제공


문 구청장은 “구로디지털단지에서 400여 명의 직원들을 이끌었지만, 공직 경험이 없던 내가 구청장이 되자 걱정의 눈길도 있었다”라고 취임 초기를 회상하면서 “그러나 구청장도 구로라는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이라는 생각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구로구의 변화와 발전을 제대로 이루겠다”라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쪽방촌 가리봉동 일대 첨단 복합주거지 조성”


G밸리에 대한 애착과 육성 

4차 산업혁명 첨단도시로 조성

“기업의 핵심은 사람” 인재 양성 총력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안윤수 기자 ays77@


G밸리는 국내 IT산업의 최대 집적지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0.3%에 불과하지만, 고용인원이 약 14만명에 달하는 서울을 대표하는 일자리 창출 디지털 산업단지다.

30년 넘게 ICT분야 엔지니어링 기업을 이끌어 온 문 구청장의 G밸리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문 구청장은 “G밸리를 IoT 메카이자 4차산업혁명 기반 첨단산업 도시로 만들어 구로가 그 중심에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먼저 “쪽방이 밀집했던 가리봉동이 G밸리 배후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가리봉동 115번지 일대를 작년 6월 확정된 가리봉동 87-177번지 일대와 함께 G밸리의 직주근접 배후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리봉동 일대는 최고 50층 내외 2000여 세대 주택을 품은 도심형 첨단 복합 주거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경영철학이 확고했던 문 구청장은 “기업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인재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구는 현재 문 구청장의 민선8기 공약사항인 ‘G밸리 서남권대학 연계 산학 R&D 거점 육성’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구로구 소재 중견ㆍ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연계 대학의 석ㆍ박사 과정에 지원하는 경우 1인당 연간 1000만원 이내에서 등록금을 지원한다. 문 구청장은 “주민 대상 4차산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민 친화형 ‘스마트 도시’를 만들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구는 ‘구로 청년동행 창업펀드’를 만들고, 지역의 우수 중소ㆍ벤처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펀드 투자금은 구 출자금 10억원을 포함해 당초 목표금액인 200억원보다 155억원 더 많은 355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문 구청장은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투자해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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