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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이 선택한 부산의 맛… 1스타 파인다이닝부터 돼지국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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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5 14:37:06   폰트크기 변경      

[부산=대한경제] 문수아 기자 = 프랑스에 자동차가 고작 3000대 수준이었던 1900년, 앙드레와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는 자신들의 이름을 딴 타이어 회사를 세우고 자동차를 타고 기꺼이 맛 보러 갈만한 식당 정보를 빨간 책자에 담았다. 116년이 흐른 2016년, 미쉐린 타이어는 한국의 맛을 찾아 달렸다. ‘한류’가 이름 그대로 ‘K-Wave(웨이브, 물결)’로 불리며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히는 2024년, 마침내 부산에 도착했다.

△‘훌륭한 요리’… 부산의 첫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세 곳

미쉐린 가이드 코리아는 지난해 첫 부산 가이드 선정 방침을 밝히고 암행평가를 거쳐 43곳의 레스토랑을 선정했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만한 정도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을 의미하는 미쉐린 1스타에는 ‘팔레트’, ‘피오또’, ‘모리’3곳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문을 연지 5년여밖에 되지 않은 젊은 레스토랑이다.

팔레트. /사진: 미쉐린 가이드 제공

팔레트(Palate)는 김재훈 셰프가 이끄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요리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10여년 이상 수련을 거쳐 고향인 부산에 돌아와 자신만의 프렌치 요리를 선보여왔다. 김재훈 셰프가 경험한 요리 문화의 다양성이 접시에 담겨 있어 단순히 프렌치 요리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을 뽐낸다. 미쉐린 가이드는 평가에서 “다이닝만큼은 옛것을 고수하려는 부산에서 변화무쌍한 시도를 하는 김재훈 셰프의 요리가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기대된다”며 2스타의 꿈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레스토랑 바깥으로 보이는 용호만 부두와 광안대교는 다이닝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모리. /사진: 미쉐린 가이드 제공

모리(Mori)는 김완규 셰프와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일식 레스토랑이다. 해운대 앞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테이블 위로 정통 일본 가이세키 요리가 펼쳐져 눈과 입이 즐겁다. 부산의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이 조화를 이루고 코스는 리듬감있게 흘러간다. 일본인 아내가 셰프의 정성스런 요리를 세심하게 서비스해 마침내 모든 요리가 아늑하게 녹아든다.

피오또. /사진: 미쉐린 가이드 제공

달맞이 고개에 자리잡은 피오또(Fiotto)는 부부가 운영하는 비스트로다. 자가제면 파스타 요리만 다루는 전문점이지만 전국 각지의 재료가 셰프의 철학으로 어우러져 단조롭지 않다. 파스타로만 구성된 코스요리를 먹는 내내 다채로운 맛이 즐겁게 이어진다. 여러 종류의 생면부터 생햄,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는 농장 채소가 변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모든 식재료를 직접 만들어 준비하고 자연적인 맛과 색을 입힌 덕에 그린 레스토랑으로도 선정됐다. 원활한 코스 진행을 위해 한 시간에 한 팀만 예약을 받는다.

안목. /사진: 미쉐린 가이드 제공

△가성비 뛰어난 ‘진짜’부산의 맛, 빕구르망 뽑힌 돼지국밥집은

파인 다이닝 위주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보다 접근성이 좋은 빕 구르망에는 부산의 노포들도 선정됐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으로 한화 4만5000원 이하에 해당한다. 부산의 첫 빕 구르망에는 15곳이 뽑혔다.

부산은 다양한 국적과 세대가 오고가는 항구도시답게 다채로운 미식도 발달했다. 빕 구르망에도 일식과 중식은 물론 태국, 대만 음식과 비건 메뉴까지 다양한 장르가 포함됐다. 이 중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돼지국밥은 ‘안목’과 ‘합천국밥집’두 곳만 뽑혔다.

안목은 부산 수영구 광안리에 있는 돼지국밥집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식당 입구부터 퍼지는 특유의 고기 냄새에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도 이곳에서는 돼지국밥을 맛 볼 수 있다. 돈코츠 라멘의 맛이 떠오르면서도 돼지 국밥 본연의 맛을 잃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미쉐린 가이드는“수많은 유명 돼지 국밥과 확실한 맛의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미쉐린 가이드의 암행평가자는 다대기나 새우젓을 넣지 않고 즐겨보는 것을 추천했다.

합천국밥집. /사진: 미쉐린 가이드 제공

합천국밥집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도 소개된 오랜 지역 맛집이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안목의 돼지국밥과 달리 혀가 익숙하게 기억하는 맛이다. 이 집은 특유의 토렴 방법으로 잡내를 잡고 돼지고기의 풍미를 살리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맑은 국물은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돼지국밥과 함께 수육 또한 인기 메뉴다. 1일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

부산=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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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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