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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ㆍ내실 급한데… 재계 ‘노조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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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05 07:02:09   폰트크기 변경      


자료 : 각사 현황. 대한경제DB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반도체ㆍ자동차 등 국가 주요 산업계에 ‘노조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그룹 총수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성과급 논란으로 촉발된 노사 갈등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으로 확산된 가운데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글로벌경제 흐름에 발맞춘 경영전략 수립이라는 숙제 외에 노사 갈등 해결이라는 ‘집안 문제’까지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지난달 29일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7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노사 간 의견차로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교섭 결렬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고, 5일 중앙노동위원회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조정회의를 열고 이견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2차 조정회의가 열리는 8일까지 이렇다할 접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중단되고 노조는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노사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ㆍ기아, 현대모비스 노조는 특별성과급을 임금ㆍ단체협약 교섭을 통해 정하겠다는 사측의 결정에 반발해 이달 1∼10일 주말ㆍ휴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갈등이 지속될 때에는 생산 차질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5년 연속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에는 격화된 노사 갈등으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이렇다보니 수출 쌍두마차 격인 반도체ㆍ자동차 산업의 두 축이 ‘노조리스크’에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기 시작했지만, 이들 기업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때에는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2월 수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524억달러(약 70조원)를 기록했는데, 이 중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7% 급증한 99억달러(약 13조2313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는 같은 기간 7.8% 감소한 51억달러(6조7886억원)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한국은 (노조리스크로) 기업하기 힘든 구조라는 말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며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노조활동이 노동개혁이자 기업의 성장동력을 이끌어갈 핵심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삼성ㆍ현대차와 같은 대기업 직원만의 성과가 아닌 수천개에 달하는 협력사와 함께 나눠야 할 가치라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 노조의 독식 구조가 돼선 안 된다는 의미다. 특히 주총을 겨냥한 단체 행동 등은 자칫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주총 시기와 맞물려 임금협상을 진행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라며 “사측 역시 노조와 상생할 대안을 제시해야만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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