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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철도지하화, 민자유치 가능성 높은 계획안 이미 완성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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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6 05:40:15   폰트크기 변경      
연세로 대중교통전용 탓 ‘쇠퇴’

작년 일시해제 때 매출 24% ↑

이대지역 업종제한 사실상 폐지 

상권 활성화 다양한 자구책 마련 


경의선 지하화로 입체복합개발 

5만평 부지 활용 新 대학로 구상 

민자유치 가능성 높은 계획 준비 

교통복지 서부 경전철도 추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대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촌과 이대의 상권 부활’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상권은 30년마다 사이클(순환주기)이 있다고 합니다. 신촌과 이대는 80~90년대 가장 활성화된 상권으로 꼽혔죠. 그런데 최근엔 많이 위축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장기적인 관점에선 연세대 앞 경의선 철도 지하화를 통한 입체복합개발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16ㆍ18대 국회의원(서대문갑)을 지냈다. 20년 넘게 서대문에서 당협위원장도 맡아온 이 지역 진짜 ‘토박이’이다. 구청 직원들 사이에선 “청장님께 보고하기 전에 이미 구 사정을 다 꿰고 계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이 구청장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신촌과 이대의 상권 부활”이다. 이 구청장은 이를 위해 먼저 “신촌 연세로의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해야 상권 부활”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지난해 1월 19일 신촌 연세로에서 이 지역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연세로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 정문까지를 북쪽으로 잇는 550m의 거리다. 서울시는 이곳을 2014년부터 8년 동안 보행자ㆍ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했다.

이 구청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행한 이후 신촌 상권이 지속적으로 쇠퇴했다”라며 “2022년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촌동의 상업점포 5년 생존율은 서대문구 평균인 40%에 한참 못 미치는 32.3%로 꼴찌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의 요구에 시는 작년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일시 해제하고 승용차와 택시 등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했다.

이 구청장은 “이 기간 동안 3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유입됐다”며 “서울 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신촌 점포당 매출 증가율도 약 24%에 달했다”라고 분석했다.

당시 도로 신호체계는 그대로 유지해 차량 평균 속도도 이전과 비슷한 시속 11㎞로 유지됐고, 교통 체증도 새롭게 유발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는 상권이 살아난 것을 두고 차량 통행보단 코로나 종식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대중교통전용지구 존폐 결정 시점을 6개월 더 미뤘다.

이 구청장은 “최근 시를 설득할만한 유의미한 데이터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서대문구는 KB카드사의 데이터를 토대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했을 때와 다시 운영했을 때의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을 비교했다.

이 구청장은 “분석 결과 재운영 시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이 그 이전 해제했을 때보다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를 전체 카드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대중교통전용지구 재시행으로 신촌 발달상권의 점포당 월 카드 매출액이 약 280만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구는 이를 근거로 최근 서울시 관계 부서에 조속한 재해제를 요구한 상태다. 구청장은 “관련 부서를 통해 긍정적인 검토 의견을 받았다”라며 “많은 상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범 사업만 수년째인 만큼 빠른 결정이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신촌뿐만 아니라 이대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 3월에는 신촌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이대지역 권장업종 대상을 폭넓게 확대했다. 이 구청장은 “이대 앞은 그동안 의류·잡화 소매점과 이·미용 매장만 들어올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었다”라며 “음식점, 학원, 클럽 등도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업종제한을 사실상 폐지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구청장은 이대 상권 임대인들과의 면담을 지속하여 임대료 30~50% 인하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로 장기간 침체돼 있는 이대 상권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 경의선 철도 지하화, “5만평 부지 활용해 신 대학로 조성”


경의선 철도 지하화 조감도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장기적으로는 경의선 철도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을 통한 ‘신(新) 대학로’ 조성 사업을 구상 중이다.

지난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토부는 올해 안에 준비가 잘 된 지자체를 선도사업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구청장은 “선도사업에 들기 위한 핵심은 결국 ‘민자유치’를 얼마나 빨리, 많이 해내느냐에 달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대문구는 특별법 통과 전부터 용역 발주를 통해 구간별로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 게 실제로 성공률이 높은가를 분석한 자료가 이미 완성단계에 있다”라며 “4월이면 용역 결과가 나오는 만큼, 뒤늦게 시작한 곳과는 다르다”라고 자신했다.


이 구청장은 “수색∼신촌∼서울역 5.2㎞ 구간이 지하로 가면 5만평 가량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철도 지하화를 통해 다시 명실상부 젊은 대학의 도시로 탈환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하화로 마련된 유휴부지에 산학공동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 호텔, 공원, 주차장 등의 인프라를 밀집시켜 청년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산할 수 있는 복합공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 “구민 교통 복지 증진 위해 서부경전철 필요”


지난해 4월 ‘행복 100% 서대문을 위한 현안사업 설명회’에서 서부선 노선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가 상대적으로 교통이 열악한 동네로 꼽힌다”는 지적에는 “서부경전철이 조속히 착공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시와 한 차례 갈등을 빚은 서부경전철 정거장 논란에 대해서도 ‘원안 복구’를 요청했다.

앞서 시는 서부경전철 정거장 16개 중 102번 정거장 위치를 당초 ‘명지전문대 앞’에서 2021년 ‘응암초교 앞’으로 바꾼 바 있다. 이 구청장은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지전문대 앞’이 약 4배 정도 승객이 많고, 1년에 거의 3억원이 더 넘는 수익금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구청장은 교통편의 문제를 개선하고 외부에서부터 관내 명소를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무료 셔틀버스 운영도 추진했다.

현재 2대의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며, 서대문 구민을 비롯한 모든 이용객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교통수단 등을 이용해 서대문 홍제폭포를 찾는 관광객들 급속히 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구청에서 운영하는 ‘카페폭포’가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라며 “이 금액을 청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의미있게 사용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과 그가 키우는 진돗개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이 구청장은 진돗개 다섯 마리를 키우며 매일 아침 직접 산책을 시키고, 애견협회 부회장을 20년째 맡은 ‘애견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반려견 산책로 2㎞를 안산에 조성하고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어르신들 일자리 사업의 일환인 ‘영미김밥 서대문시니어점’ 운영, 관내 5개 산(안산·인왕산·북한산·백련산·궁동산)을 연결하는 산책로 조성, 최근 전국대회 우승을 거둔 실업 여자농구단 운영 등 구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는 중이다.

이 구청장은 “취임 1년 차 67%였던 구청 신뢰도가 2년차에 접어든 현재 77%까지 올라왔다”라며 “보내주신 신뢰를 바탕으로 서대문 구민 행복 100%를 위해 계속 달리겠다”라고 강조했다.

 ◇ “인왕시장 및 유진상가를 5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단지로”


지난해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 아카데미’ 에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현재 서대문구에선 총 55곳에서 부동산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 취임 직후 38곳이였던 관내 정비구역은 현재 55곳까지 증가했다.

서대문구는 이처럼 관내 많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정리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서대문구 재개발·재건축 백서’를 지난 1월 전국 최초로 펴냈다.

서대문구가 백서를 펴낸 건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구청장은 “백서 발간 이후 다운로드 수가 4천 건을 넘을 만큼 반응은 성공적이었다”라며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20년 전부터 재개발 인왕시장 및 유진상가 일대에 대한 개발에 대한 주민 합의를 이끌어 현재 74.1%의 주민 동의율을 얻었다.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 후보지로도 선정된 상태다.


지난 1월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 백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이 구청장은 “인왕시장과 유진상가를 철거한 후 4만5000㎡ 부지를 통합 개발해 50층 이상의 초고층 오피스 빌딩과 아파트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목표는 올해 중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7년부터는 건물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조합 임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조합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비사업 아카데미 의무이수제’를 올해 3월 8일부터 도입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 대상의 각종 설명회, 간담회를 수차례 개최하여 주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면서 신속한 재개발·재건축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역설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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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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