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LA∼라스베이거스 고속철 노선. / 사진: 브라이트라인 웨스트 홈페이지

[대한경제=김승수 기자] 미국 서부 대표 도시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철도가 건설된다. 시속 300㎞가 넘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철도가 될 전망인데, 미국에는 아직 시속 300㎞를 넘는 고속열차가 없어 관심이 쏠린다.

22일(현지시간) 철도업체 브라이트라인 웨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 옆 샌버너디노 카운티의 도시 랜초쿠카몽가에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남쪽까지 이어지는 총 351㎞ 길이의 고속철도 공사가 이날 공식적으로 착공에 돌입했다.

철도 공사가 완료 후 운행되는 고속열차는 최대 시속 200마일(약 322㎞)로 운행하게 될 예정으로, 약 2시간 만에 전 구간 주파가 가능하다.

미국 교통부는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늘 미국의 진정한 첫 고속철도(America's true first high-speed rail line) 건설을 시작하기 위해 네바다에 있다”며 “매년 수백만 대의 자동차 여행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고속철도의 캘리포니아 종착역인 랜초쿠카몽가 역은 LA 시내로 가는 지역철도(메트로링크) 역과도 연결된다.

브라이트라인 웨스트 열차 이미지. / 사진: 브라이트라인 웨스트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이 철도의 대부분의 구간이 LA와  라스베이거스 두 지역을 잇는 기존 고속도로인 ‘I-15’를 따라 건설됨에 따라 교통정체 해소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차로 LA 외곽에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까지 이동하는 데는 대체로 4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데, 고속철이 완공되면 두 지역 간 이동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LA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도로가 하나밖에 없어 주말이면 심하게 정체됐던 교통체증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브라이트라인 웨스트는 오는 2028년 7월 LA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맞춰 이 고속열차를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속철이 개통되면 편도 승객이 하루 3만명, 연간 1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이 고속철의 전체 건설 비용은 120억 달러(약 16조5480억원) 규모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30억 달러(약 4조1370억원)가량의 보조금과 25억 달러(3조4475억원)의 면세 채권 판매 승인 등을 지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2028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미 서부 지역의 10개 철도 노선 건설에 모두 82억 달러(약 11조378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승수 기자 soo@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