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서용원 기자]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이로쿼이 암초에서도 선단을 거의 상주시키면서 사실상 점유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필리핀 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인 '씨라이트'(SeaLight)는 중국 선박들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이로쿼이 암초에 '반영구적'으로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쿼이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북쪽으로 약 232㎞ 거리에 있으며,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
최근 중국과 필리핀 간 최대 영유권 분쟁 대상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ㆍ필리핀명 아융인)에서는 동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씨라이트 국장인 레이 파월 전 미 공군 대령은 최근 위성 사진으로 이 일대를 분석한 결과 이 해역에서 중국 선단의 규모와 구성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는 각각 5척, 2척으로 구성된 중국 선박 2개 무리가 이로쿼이 암초 남쪽 끝에 모여 있는 것이 포착됐다.
이들은 배 여러 척을 닻을 이용해 서로 연결해서 반영구적으로 떠다니는 전초기지를 만들고 있다고 파월 국장은 설명했다.
특히 관측된 배들은 통상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상민병대(PAFMM)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상민병대는 중국 해양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거의 1년 내내 바다를 떠다닐 수 있도록 넉넉한 정부 보조금을 받고 활동한다.
파월 국장은 중국 해상민병대가 이런 회색지대 전술(본격적인 전쟁 수준에는 못 미치는 도발 행위)을 이용해 이 암초에 새로운 구조물을 지을 필요 없이 사실상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해경선들도 이 일대에서 자주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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