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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하 동작구청장 “노량진 일대 분양가 확 높이는 ‘핫플’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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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31 05:40:11   폰트크기 변경      
동작주식회사 설립…도시정비 사업 지원

서울 첫 도심 한복판 ‘만원주택’ 탄생시켜

하반기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추가 공급 


역세권ㆍ모아타운ㆍ신통기획ㆍ뉴타운 ‘순항’

관광복합 신청사ㆍ국제학교 설립 등 계획 



지난 9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임기 내 관내 모든 개발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공무원을 비판할 때 흔히 ‘탁상행정(卓上行政)’이라는 말을 쓴다. 현장을 모른 채 사무실 탁자 위에서 만든 현실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말이다. 그 반대말은 ‘현장행정’이다. 현장을 아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꼭 필요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박일하(60) 동작구청장은 자타공인 현장 전문가다. 그가 걸어온 세월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철도대학 졸업 후 철도청을 거쳐 국토교통부에서 30여년간 공직에 임했다. 말단 직원부터,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 투자심사담당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거쳤다. 박‘일하’라는 이름처럼 ‘일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각오로 달려왔다. 민선 8기 2주년을 앞둔 박 구청장은 “그사이 많은 성과가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 ‘돈 버는 구청’ 만든다…‘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


지난 9일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동작주식회사가 3층짜리 구축 건물을 산 후 채권을 발행해 30층을 지으면 3∼4년 안에 엄청난 이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동작주식회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출자기관이 도시정비사업까지 지원하는 곳이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박 구청장은 “국토부 출신이 동작에 왔으니 육교 하나도 허투루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창의적인 지역 개발에 힘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통상 재개발 사업은 지구 지정까지 평균 13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임기 내 개발을 마무리 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취임 초부터 “구청과 민간이 협업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라고 공언했다. 행정에 민간경영방식을 도입해 투자를 유치하는 등 ‘돈 버는 구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지론 위에서 지난 2022년 10월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가 탄생했다. 서울시와 산하 자치구에는 여러 출자기관이 있지만, 도시정비 사업분야까지 지원하는 곳은 동작구가 유일하다. 사업을 보증해 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10년 이상의 기간을 3∼4년 내로 단축하는 사업 모델이다. 현재까지 모아타운 현장운영단 운영, 동작구형 정비사업 인허가 사전검토 등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정비사업 모델을 직접 발굴하고, 인허가 컨설팅, 표준서식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에서 나온 수익금은 지역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다. 박 구청장은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도심 한복판 만원주택’ 탄생 비결도 여기에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상도동 ‘양녕청년주택’은 월 임대료가 단돈 1만원이다. 입주자가 매달 임대료를 납부하면 1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는 구조다. 실제 임대료 지급은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기탁금으로 해결한다.



■ 야심차게 내놓은 도심 ‘월세 1만원 주택’


지난 4월 30일 서울 동작구 ‘양녕 청년 주택’ 개소식에 참석한 박일하 동작구청장.  / 사진 : 동작구청 제공 


박 구청장은 만원주택을 ‘소화기’에 비유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이미 ‘불이 붙은’ 상황이라면, 만원주택은 소화기로 불을 끄는 행위”라는 것이다. 저출산과 직결되는 주택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치구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나서면 중앙정부라는 더 큰 소방차들이 달려와 함께 불을 끄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만원주택 사업 지속을 위해 올해 구 예산으로 의회를 설득해서 20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추후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 등을 통해 기금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올 하반기에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세임대주택’ 10호를 추가 공급하며 만원주택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뚝심 있게 달려온 덕분에 구 전역의 정비사업들이 순항하고 있다. 역세권 5곳, 모아타운 4곳, 신속통합기획 3곳 선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박 구청장은 “노량진과 흑석 뉴타운 사업 또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신대방삼거리 북측과 남성역 일대는 ‘동작구형 도시개발’ 선도지역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곳 모두 올해 안에 정비계획을 확정하고 착공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노량진 일대, 강남권 대표 ‘랜드마크’로 부상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지난 1월 2일 새해 첫 행보로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사진 : 동작구청 제공


건설ㆍ교통 전문가인 박 구청장도 “정비사업에 있어 구청장의 권한이 한정적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요즘처럼 고금리와 높은 공사비 등으로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할 때는 용적률과 건폐율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이러한 권한은 모두 중앙정부나 서울시에게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박 구청장은 “대신 기업을 유치하고, 상위 교육 기관을 들여오고, 주변을 핫플레이스로 바꿔 분양 단가를 높여 어려움을 돌파하는 건 구청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대표적인 예로 현 청사 부지를 노량진 일대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우선 박 구청장은 이곳에 세계적인 명문 학교를 벤치마킹한 ‘국제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국제학교와 고급 주거지 등이 들어와 이 일대를 확 바꾸면 노량진 1ㆍ 3구역의 분양가가 올라가는 효과를 얻게 된다”라고 말했다.

당초 동작구청 신청사를 LH가 건립하고, 현청사 부지를 LH에 대물변제해 주택 위주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박 구청장은 “상업부지인 현청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성장을 위해 활용 가능한 최후의 부지라는 점에 주목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구는 LH와의 지속적으로 협의해 신청사 건립사업에 대한 정산방식을 대물변제에서 현금정산으로 변경했다. 이달 말 중으로 선정심의위원회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이곳의 개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핫플레이스’ 만들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신청사는 장승배기역 부근에 10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는 “아직 공개하긴 어렵지만, 청사에 시민들이 몰려들 수 있도록 매력 넘치는 핫플 요소 넣어 관상복합청사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박 구청장은 “한강과 여의도가 맞닿아 있는 동작구의 숨은 공간들을 ‘지역 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매주 전문가들과 회의를 지속하며 의견을 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준비해온 재개발사업이 완성되면 동작은 천지개벽할 것”이라며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이 아닌 ‘마동성’(마포ㆍ동작ㆍ성동)의 시대가 온다는 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장승배기역 인근에는 지상 20층 규모의 ‘프리미엄 헬스케어 실버타운’이 연내 건축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임기 내 착공할 예정이다. 노량진 민자역사는 기존 개발사의 회생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150m 높이의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노량진역사는 수협부지, 수도자재관리센터와 함께 ‘수변복합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에게 남은 임기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을 묻자 “서울시 한복판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거형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빠른 시일 내에 프로젝트를 구체화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동작, 누구나 살고 싶은 동작을 만들기 위해 지금껏 그랬듯 직접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 “아이 키우기 위해 이사 오는 동작”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동작형 석식 도시락을 신청한 어린이집 학부모와 아동에게 도시락을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동작구청 제공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그간의 복지정책에 대해 “아이 키우기 좋고, 어르신들이 살고 싶어하는 동네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돌아봤다. 특히 ‘돌봄 복지’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박 구청장은 “아이들 복지는 동작구가 최고”, “아이 키우기 위해 동작구로 이사 온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라고 자부한다. 그 이유로 꼽는 대표적인 정책이 서울에서 최초로 개소한 ‘영어놀이터’다.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들과 스피킹ㆍ리스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동작구만의 특별한 교육시스템이다. 특히 올해는 박 구청장이 관내 대학인 숭실대학교 총장에게 직접 건의해 초등학교 대상 ‘방학 영어 캠프’도 추진 중이다.

그는 ‘동작형 어린이집 석식도시락’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320명의 아이들이 석식도시락으로 끼니를 매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맞벌이 부부들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구청장은 “동작은 어린이집 급식비도 기존 1만2000원에서 최고 2만원까지 늘려, 서울시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작구는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는 임신, 출산 비용까지 지자체 최고 수준으로 지원한다. 산후조리비를 최대 169만원 지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어르신 지원 사업을 설명하면서 박 구청장은 “‘동작 효도 콜센터’도 꼭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최초로 실행한 이 사업은 전화 한 통으로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 어르신들에게 돌봄, 건강, 여가, 일자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1년간 누적 상담건수만 9000여 건에 달하며, 만족도가 96%에 육박한다. 박 구청장은 “올해부터 여기에 어르신의 발이 되어주는 효도택시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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