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스트리트’ 성공 비결은?
기획ㆍ설계에 운영까지 ‘차별화’
드림팀 꾸려 ‘원 브랜드 원 빌딩’
“10가지 이상 다른 느낌 자아내”
트리플 스트리트 옥상의 '파크 스트리트'에서 바라본 송도 야경 |
[대한경제=김국진 기자]2017년 4월 개장한 ‘트리플 스트리트’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문화 콘텐츠가 공존하는 스트리트형 복합문화공간이다. 송도 일대에선 우산거리로 화제를 낳았고 지금은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야경 핫플레이스로 잘 알려졌다.
지하 3층∼지상 6층의 4개동 직선거리 600m의 스트리트몰로 연면적만 약 18만㎡다. 당시만 해도 디벨로퍼가 개발한 상업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의 스트리트몰이었다. 넓은 면적의 구석구석에 정성조 대표의 치밀한 기획과 땀이 배인 트리플 스트리트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거대 명품몰이다.
하지만 정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되기 전만 해도 사업부지는 기존 개발사가 짓다가 만 공사현장이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상태였다. 정 대표는 “처음 왔을 때 서바이벌 게임장이나 열어야 할 정도의 폐허 같은 상태였고 여기를 개발한다고 하니 모두 ‘미쳤다’고 만류하더라”고 회고했다.
이랜드 출신의 정 대표와 친분이 있는 패션ㆍ의류ㆍ섬유업계의 MD들마다 고개를 저었다. 당시만 해도 송도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큰 데다 기존 상권과 새 상가개발 계획을 고려하면 12만여 인구의 송도에선 성공 확률이 희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주주들도 3개동만 짓자고 제안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 대표는 “C동까지만 지으면 이거 망합니다”라고 반박했고 끝내 D동까지 지은 후 그 안에 메가박스를 들여놨다.
정 대표는 투자자 모집부터 시작했다. 패션계의 전설로 통하는 정재봉 전 한섬 회장과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의 출자를 받았고 인천시도 지분투자에 참여했다. 그리고 송도 일대의 온라인 맘카페에 모두 들어가 1년여간 그들의 소비 트렌드를 연구했다. 송도를 대표하는 ‘3가지 걷고 싶은 거리’란 콘셉트를 잡았다. 지상의 그라운드 스트리트, 지하의 언더 스트리트, 옥상의 파크 스트리트로 나눠 특화된 콘텐츠를 담아내는 방식이다.
트리플 스트리트 내의 광장에서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있다. |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를 설계 디렉터로 섭외하고 희림건축, 오피스박김, 디자인스튜디오 라인, 에스오프로젝트 등의 부문별 최고의 드림팀을 꾸렸다. 정 대표는 “‘원 브랜드, 원 빌딩’이란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조민석 대표 아래에 40명의 건축사를 투입할 생각이었지만 당시 법령 및 기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하지만 각 상점을 모두 다르게 설계하는 쪽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정성조 에스디프런티어 대표가 지난 5월 29일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에서 <대한경제>와 만나 상업시설 개발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안윤수 기자 |
4개의 동마다 건물, 광장, 도로를 기본요소로 삼아 공원과 상징적 건축물을 갖춘 하나의 도시 공간을 만들었다. 고객들로선 쇼핑몰이 아니라 유럽 도시의 거리를 걷는 것과 같은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이런 경험이 방해받지 않도록 4개 동의 스트리트몰 주변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로 둘러쌌다.
6만평의 공간에서 고객이 느낄 감흥도 10가지 정도로 차별화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2017년 인천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인천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인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을 제친 개가였다.
키 테넌트 확보를 위해선 당시로선 생소했던 영상홍보물을 한편의 영화처럼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H&M, 자라 등 해외 유명 SPA 브랜드들의 입점 문의가 먼저 들어왔다. 개장 행사 때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포켓몬고 페스티벌로 차별화했다. 5월 한달간 100만명 이상이 트리플 스트리트를 찾아 축제를 즐겼다. 새롭게 들어선 송도의 작은 스트리트몰이 전국적으로 강렬하게 각인되는 계기였다.
트리플 스트리트의 우산거리 모습 |
천장부의 송도 웨이브 장식 |
이뿐이 아니다. 계절별로 다른 테마의 시즌트리 등의 구성을 통해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우산거리, 송도 웨이브, 송도夜 놀자, 송도주가, 송도포차, 송도시장 등의 지속적 차별화 실험을 통해서다. 변화를 위해 입점업체도 지속적으로 바꿔나갔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개장 초기에 입점한 업체들 가운데 70% 이상을 교체했다”며 “송도는 광역적 성격과 지역적 성격을 동시에 갖춘 특수 상권이어서 고객들에게 잠시라도 지루함을 줘선 상가가 활성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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