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대경 초대석]정성조 에스디프런티어 대표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6-13 05:00:18   폰트크기 변경      
상업시설 살리는 ‘마이다스의 손’

‘개발 교과서’ 트리플 스트리트

기획부터 설계ㆍ운영 ‘총지휘’

“디벨로퍼는 사명감 있어야”
실패하면 자영업 가족 파탄


新트렌드 맞춰 기획ㆍ설계해야
영역 특화ㆍ차별화로 불황 뚫어
상가활성화 계획ㆍ사전조사 필수
유통대기업 쇼핑몰과 달리 접근



디벨로퍼는 외곽ㆍ지방 공략해야
성수ㆍ신림 ‘포도몰’ 등 벤치마킹

고객ㆍ상권ㆍ경쟁점 등 스터디
상시설 개발은 ‘익숙함’과 싸움


정성조 에스디프런티어 대표가 ‘트리플 스트리트’의 옥상부인 ‘파크 스트리트’의 전망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대한경제=김국진 기자]“상업시설 디벨로퍼는 종교인 같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분양 실패로 파산한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에스디프런티어의 정성조 대표는 “퇴직금을 쏟아부은 가장들이 많은 상가는 실패하면 후유증이 다른 부동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입점이 안 되면 수분양자들이, 입점해도 장사가 안 되면 영세상인들의 가정이 파탄에 이를 수 있음을 30여년의 패션ㆍ유통ㆍ상업시설 경험에서 체득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명감이 바로 정 대표가 어떤 일이 있어도 맡은 상업시설에 대해선 반드시 성공시키는 동력의 원천이다.

2017년 4월 개장한 트리플 스트리트만 해도 당시 인구 12만여명의 송도에서 해양경찰청, 커낼워크 등지의 기존 상권,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등 신흥 대형쇼핑몰과 경합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송도를 넘어 인천의 대표 명소로 키워냈다. 특히 상가 미분양이 속출하고 공실률이 치솟는 최근 부동산 상황 아래에서도 자연 공실률은 거의 제로이고 임대료 미납률을 1% 미만으로 유지해냈다. 정 대표가 상업건축 시장에서 ‘마이다스 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작년에는 인천시가 트리플 스트리트 개발에 지분투자한 250억원을 2배 가격인 500억원에 다시 매입했다. 지분 투자자인 인천시로선 시민들의 세금인 예산을 2배로 늘리는 성과를 낸 것. 미국계 투자자와의 매각 협상도 진행 중인데, 매수자의 핵심 요구가 바로 에스디프런티어의 지속적 운영이었다. 수원 영통프리미엄아울렛, 패션아일랜드, 이천 한국물류단지, 트리플 스트리트 등에서 이어진 상업시설 성공가도의 비결로는 면밀한 트렌드 파악과 이를 고려한 치밀한 기획ㆍ설계가 꼽힌다.

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이자 지향점은 ‘아름다운 정상’이다. 동행하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윈-윈하는 등정이다. 정 대표는 “기존 상가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새 솔루션을 통해 시행사ㆍ투자자ㆍ상인ㆍ쇼핑객이 모두 만족하는 상업시설을 실현한 ‘아름다운 정상’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리플 스트리트 정면 조감도


상가시장이 정말 어려운데.

지방은 물론 서울ㆍ수도권도 상가 미분양이 속출하는 불황기다. 금융기관들도 상업시설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어렵다. 온라인 쇼핑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상업시설 위축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다만,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상업시설 소비의 큰 흐름이 쇼핑 중심에서 체험과 경험 중심으로, 그리고 지금은 공감으로 바뀌고 있다. MD(Merchandiserㆍ입점 상품 기획)나 VMD(Visual Merchandiserㆍ비주얼 전시상품 기획) 흐름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늘 민감하고 적기에 대응해야 한다.

성수동의 팝업 스토어를 가본 적이 있나? 최근 찾은 선양소주의 성수 ‘선양카지노’만 해도 1만20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팝업매장 앞에 외국인들이 줄지어 선 풍경이 일상이다. 개인적으로도 금주엔 어떤 팝업매장이 준비됐을지 늘 궁금하다. 새롭고 신선해서 틈만 나면 찾고싶은 곳. 그게 잘 나가는 상업시설의 조건이 아니겠느냐. 대규모 쇼핑몰에 강한 현대ㆍ롯데ㆍ신세계 등 유통대기업이 MD(입점 상가)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트렌드를 짚고 이에 맞춰 치밀하게 기획ㆍ설계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상업시설의 전문적 개발 경험이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다. 상업시설 개발이란 전문영역을 특화해 차별화하면 불황기를 넘을 수 있다.

디벨로퍼의 상가개발에 대한 평가는.

정성조 에스디프런티어 대표

디벨로퍼 대상의 자문을 많이 하는데, 솔직히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로 미분양ㆍ미입점 사태가 발생한 후에나 찾아오는데, 실제 현장을 둘러보면 구조 자체가 ‘키 테넌트(Key tenant)’, 즉 유명브랜드의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설업계가 많이 하는 주상복합 설계만 해도 최근에는 상가 브랜드를 따로 만들어 치밀하게 하는 곳도 있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주거나 오피스 개발에만 매몰된 디벨로퍼가 많다. 물론 매출 비중이 크니까, 이해는 가지만 시행 이익은 거의 상업시설 엑시트(EXIT)에서 나옴을 잘 알면서도 그러는 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상업시설은 분양가 제한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을 수도, 반대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는데, 소비자 트렌드나 MD의 변화 흐름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무엇보다 상가는 빨리 짓고 팔아서 털어낸다는 인식이 강한데, 그게 모순이다. 요즘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상업시설은 최소한 30∼50%는 미분양난다고 봐야 한다. 이를 줄이려면 상가 활성화 계획과 이를 위한 사전 시장조사는 필수다. 상업시설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유통대기업의 복합쇼핑몰은 어떤가.

스타필드, 롯데몰 등 유통대기업의 상업시설은 광역상권을 커버한다. 디벨로퍼와 다른 영역으로 봐야 한다. 디벨로퍼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은 부도심이나 지역상권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일본 등 해외견학을 가면 롯폰기힐스처럼 큰 것만 보고 오는데, 오히려 구도심이나 중소 역세권의 작은 쇼핑몰들을 보고 오는 게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국내라면 팝업스토어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 일대나 신림역 ‘포도몰’ 등 디벨로퍼만의 개발사례가 배울 만하다.

패션이나 유통업계는 고객 분석과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기 마련인데, 디벨로퍼의 경우 상업시설 개발자들도 조금 둔감한 듯하다. 상업시설을 개발할 때 본인들의 이야기만 구현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비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현 트렌드와 맞지 않고, 유통업계 관점에선 상상하기 힘든 방식이다. 인식과 접근법을 바꿔야 상가 활성화란 결실을 낼 수 있다. 고객, 상권, 경쟁점, 트렌드를 충분히 스터디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왔다.

개발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트리플 스트리트의 총 지휘자인 정성조 대표

공간에 신선함이란 스토리를 끊임없이 입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인기있는 팝업스토어처럼 한시도 지루함이 없는 MD, 공간, 스토리를 제시하는 상업시설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상업시설은 끊임없이 바뀌는 유기체와 같다. 개발ㆍ운영자는 이를 직시해야 한다. 트리플 스트리트만 해도 3∼5년 후에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에 대한 큰 구도를 이미 잡아둔 상태다. 이처럼 미래의 상업시설 구현방향을 준비해야 프로젝트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 디벨로퍼분들이 주거시설에 투입하고 있는 열정과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상업시설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측면에서 두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다. 첫째는 상업시설의 설계 단계에서 기본요건을 충족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점포의 전면, 깊이, 층고와 동선 넓이, 그리고 전기ㆍ가스ㆍ오수ㆍ공조ㆍ배관 등 기반시설, 고객의 수직ㆍ수평동선, 필요한 주차장 면적 등 상업시설의 기본 요건을 사전에 치열하게 고민해서 설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키 테넌트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고객 유치가 힘들어지고 공실도 키울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초기계획 때문에 공실이나 미입점 발생이 우려되는 상업시설을 설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F&B(식음료) 점포의 실제 점포 기반시설에 못 미치는 상업시설인 경우 너무 아쉽다. 주차장 면적도 집객시간이 집중되는 특성 탓에 F&B 비중이 큰 상업시설은 주차장 부족 문제가 상시적이고 이는 점포 매출과 직결된다. 상업시설에 조금만 관심을 주면 해결될 문제인데, 놓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상업시설의 개발계획과 활성화계획을 초기부터 세워야 한다. 활성화 계획을 잘 세워야 향후 상업시설 미분양이 생기거나 공실이 발생할 때 대응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사업 수익관점의 개발계획만큼 상가 활성화를 위한 요소들을 사전에 점검할 때 사후 조치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NEW’와 ‘Activation’을 가장 중시한다. 상업시설 개발은 ‘지루함ㆍ익숙함과의 싸움’이며, 여기에서 이긴 디벨로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김국진 기자 jinn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jinn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