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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청량리 천지개벽 이제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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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4 06:00:25   폰트크기 변경      
역점사업 ‘꽃의 도시’ …주민들 큰 호응

청량꿈숲 조성…5분 정원사업 본격화 


사법 경찰 도입…불법 노점 27% 정비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평일 전환 등 성과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청량리 복합개발 

교통ㆍ업무ㆍ상업ㆍ문화 중심지 도약 

9개 전통시장 ‘청량마켓몰’ 중점 추진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등굣길에 꽃을 심고 산책로를 만드니 아이들이 편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게 됐어요. 도시가 밝아지니 아이들도 밝아지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그동안 이룬 성과 중 하나로 ‘꽃의 도시’ 조성사업을 꼽았다.

그는 “동대문구는 매년 평균 서울 자살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자치구였다”며 “우울함을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공간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동대문구는 모든 주민이 도보 5분 이내에 꽃과 나무를 보며 쉴 수 있는 ‘5분 정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청량꿈숲(청량한 꿈이 자라는 숲)’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수년간 노숙자들이 주로 이용했던 어두운 공간이 꽃밭과 보행로가 있는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인근 신답초등학교와 숭인중학교 학생들은 먼 길을 돌아가지 않고 마음 놓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구청장실에 ‘구청장님! 청량꿈숲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정성스럽게 적힌 학생들의 편지를 볼 수 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다. 

지난해 이 구청장은 전농동 서울시립도서관(동대문) 부지에 공사 시작 전까지 운영될 ‘지식의 꽃밭’을 조성했다. 10년 넘게 쓰레기 무단투기와 해충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줬던 공간을 힐링 공간으로 꾸몄다.

그는 “시립도서관 건립 이후에도 꽃의 도시 동대문구를 상징하는 대표 주민 녹지공간이 도서관과 함께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도서관 지붕 전체 정원과 1만㎡의 야외마당은 아이들이 뛰노는 자연학습장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서울 동대문구 신답초ㆍ숭인중 등하굣길에 조성한 ‘청량한 꿈이 자라는 숲’ 산책로에서 아이들이 밝은 얼굴로 등교하고 있다. / 사진 : 동대문구 제공


청량리 일대 불법노점 정비

이 구청장은 그동안 동대문구에서 풀지 못했던 숙원 사업을 하나씩 풀어 가고 있다. 먼저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특별사법 경찰 제도를 도입해 ‘청량리 일대 불법 노점 정비’를 이뤄냈다. 그는 취임 초 “불법 노점이 즐비하던 청량리 일대를 보고 서울 도심이 아닌, 개발도상국 풍경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며 “공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단속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건 옛말”이라며 “불법 노점상 중에는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 경동시장 상인들보다도 더 매출이 높은 곳이 적지 않다”라고 전했다.

구는 현재까지 정비대상 562곳 중 155곳(27.6%)을 정비하여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최근 동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주민체감사업 베스트’ 순위에 불법노점 정비가 2위를 차지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의 마지막 연탄공장인 이문동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 매매의 실마리를 풀었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 같은 성과가 밑바탕이 되자 이 구청장은 “주민들을 만날 때 환호와 박수 소리가 달라졌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맞은 지금, 그는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청장으로 거듭났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


“환승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취임 초부터 ‘청량리 복합개발’을 강조해온 이 구청장은 “청량리의 천치개벽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량리를 단순히 거쳐 가는 환승역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청량리역에는 현재 지하철 1호선과 수인 분당선ㆍ경의중앙선ㆍ경춘선ㆍKTX 강릉선ㆍ중앙선 등 6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C노선과 면목선 등 3개 노선도 신설될 예정이다. 이들 노선과 버스와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도 추진된다.

이 구청장은 “GTX-BㆍC노선이 청량리역을 통과하고, 전통시장 개발과 청량리역 정비사업이 맞물리면 청량리가 세계적인 교통ㆍ업무ㆍ상업ㆍ문화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청량리역 일대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에는 청량리3구역, 청량리4구역, 동부청과 등 정비사업이 마무리돼 청량리역 서남 측의 주거환경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지난해 8월에는 청량리역 전면부(KT부지와 구 정신병원 부지)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고 전농동과 청량리동 정비사업들도 순차적으로 추진 예정이다.

그는 “곧 재건축에 들어가는 청량리역 인근 미주아파트의 기부채납을 광장으로 받는 등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 후 고밀도 복합개발 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청량리역 철도부지를 활용해 동대문구청과 구의회, 동대문세무서 등이 들어서는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청량리동 주민센터에서 기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청량마켓몰’ 사업 등 청량리 복합개발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 / 사진 : 동대문구 제공



청량마켓몰, 글로벌 전통시장 탈바꿈

특히 이 구청장은 청량리종합시장과 경동시장 등 청량리 일대 9개 전통시장을 첨단 관광 전통시장으로 통합 개발하는 ‘청량마켓몰’ 사업을 강조했다.

그는 “동대문구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전통시장이 있는 만큼 젊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으로 변화시키 위해 고민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명소로 자리 잡고 경동시장이 유튜브 맛집 골목으로 소개되는 등 핫플레이스로 변신하고 있다”며 “이런 공간과 맞물리는 감각적이고 재밌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과물도매시장 일대에는 주차타워 기능을 겸한 ‘전통시장진흥센터’ 건립도 검토 중이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스마트 물류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으로 건축혁신 전통시장 종합계획 수립을 요청해 올해 3월 용역착수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이 구청장은 민선8기 3차년도 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구청장은 “임기 동안 자치구의 현안과 요청 사항이 서울시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그리고 또 서울시의 입장이 구청에 오해하지 않고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



“면목선ㆍ장안동 물류터미널 등 20년 숙원사업 해결”


‘행정의 달인’…성과와 과제 

‘동부화물터미널’→ ‘중랑천변 랜드마크’
주민 요구 ‘수인분당선’ 해결 다짐


“제가 있는 임기 2년 동안 구의 숙원사업 30∼40개가 해결됐다고 자부해요.”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린다. 그가 행정의 키를 잡자 역대 구청장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놓인 문제들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그는 “면목선 경전철 사업이 올해 예타를 통과했다”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면목선 경전철은 1호선 청량리역에서 6호선 신내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9.15㎞, 12개 역사로 구성된다. 이 구청장은 “이번 예타 통과로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도심 접근에 불편을 겪었던 지역 주민들의 편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구청장은 “2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장안동 물류터미널 개발도 최근 교통ㆍ환경영향 평가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시는 이곳을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동부화물터미널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면적이 축구장 7배에 달하는 4만9988㎡ 수준인 대상지는 단순 차고지 역할만 하며 개발되지 못한 채 낡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계획안에 따라 지상에는 주상복합과 업무시설을 총 5개 동이, 사가정로에 닿아 있는 동측 업무시설 건물은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을 적용해 ‘중랑천변 랜드마크 타워’로 거듭난다.

이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하는 사업으로 ‘수인분당선’을 꼽았다. 현재 청량리역은 서울 동북권의 교통 요충지이지만 일자리가 몰린 강남과 접근성은 유독 떨어진다. 청량리역 수인분당선은 현재 하루 9회 정도만 운행한다.

이에 최근까지 주민들은 수인분당선 청량리역 운행 확대를 위해 이 구간을 다닐 수 있는 단선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왕십리∼청량리역 구간 중 0.98㎞ 구간에만 철로를 놓아 운행을 60~80회 이상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 구청장도 지난 4월 주민들이 여는 증차 촉구 집회에 참여해 “추경 편성을 통해 구 자체적으로도 용역을 실시해 단선 신설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혁신’을 이뤄나가겠다”며 “언제나 담장을 헐고 구민을 보겠다. 구민과 이 모든 걸 해나가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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