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지난해 0건이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지역의 신축 분양이 올해 하반기 4건이나 예정돼있는 가운데 청약 수요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현금 15억원 이상 확보한 무주택 청약자라면 조만간 진행될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 등을 주목하고 있는 데다, 청약가점이 70점 이상인 고점 청약수요들은 신천동과 방배동의 정비사업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 중재 등을 통해 공사비 협상이 마무리된 서울 정비사업장들도 이르면 올 연내 일반분양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청약수요들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 3.3㎡당 5400만원대로 강남3구 진입

강남3구 지역의 일반분양을 개시하는 것은 후분양 단지로 분양일정이 좀처럼 잡히지 못했던 '래미안 원펜타스'다. 이르면 이달 말에 청약모집에 나설 전망인데 분양가가 올해 초 진행됐던 '신반포메이플자이'와 별 차이 없는 3.3㎡당 6737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22억2000만원 수준인데, 현재 반포 84㎡ 시세가 40억원 안팎인 만큼 최소 20억원의 차익을 바라볼 수 있다.

'래미안 원펜타스' 단지는 이미 입주가 시작됐고, 조합원들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분양에 당첨된 청약자들은 곧바로 계약금을 내고 잔금까지의 자금조달 기간이 촉박하다. 따라서 최소 15억원 이상의 현금이 통장에 있는 청약자들이어야 자금조달 부담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점수도 예전 '래미안 원베일리' 때와 마찬가지로 청약 84점 만점 통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청약 최저 가점은 69점이었는데, 대부분 평형타입의 최저 점수는 73~74점이었다. '래미안 원펜타스'도 이같은 '래미안 원베일리'의 최저 점수 기준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점수가 70점대 초반이나 60점대 중후반인 현금부자들은 도곡동의 도곡삼호 재건축 사업인 '래미안 레벤투스'도 염두해볼만 하다. 이 단지의 일반분양가도 3.3㎡당 648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분양물량이 133가구다. 바로 뒷편이 강남 세브란스 병원이며 대치학원가와 가깝다. 바로 옆단지인 '도곡렉슬'의 전용면적 84㎡ 시세가 29억~30억원대인 만큼 시세차익도 최소 5억원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래미안 원펜타스'와 함께 이달 말 정도에 분양공고가 나올 예정이어서 '래미안 원펜타스'를 둘러싼 청약경쟁이 부담스럽거나 청약점수가 70점 안팎으로 애매하다고 판단되면 '래미안 레벤투스'를 주목하라는 의견이다.

오는 9~11월에는 잠실 신천동과 서초 방배동의 신축 분양도 예고돼있다.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3.3㎡당 5400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고 이르면 9월 정도에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84㎡ 기준 분양가는 18억~20억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청약자라면 도전해볼만하다.

방배5구역 재개발 사업인 '디에이치 방배'도 현재 분양가를 협의 중인데 3.3㎡당 55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만약 3.3㎡당 5500만원 이내로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10억원의 자금으로도 도전해볼 수 있다. '디에이치 방배'의 분양일정은 늦어도 11월 이내로 예상되고 있다.

◆ 공사비 협의 마무리, 한강변 '청담르엘' 연내 분양?

지난해부터 청약수요들이 기다려왔던 한강변 단지인 청담삼익 재건축 사업인 '청담르엘'도 서울시의 공사비 검증 등을 거치면서 시공사 롯데건설과 공사비 협의를 마무리했다.

당시 조합이 일반분양을 늦춰 공사비 지급을 미루자 롯데건설은 청담 르엘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라는 현수막을 걸고 대응했다. 분양지연 금융비용만 약 665억원에 달한다. 청담삼익도 서울시 중재로 금융비용을 590억원에 합의하는 안을 지난 8일 도출하면서 마무리된 것이다.

따라서 이르면 9월 중에 일반분양을 진행할 전망인데, '래미안 원펜타스'를 주목했던 70점대 후반의 청약수요들에게 선택지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다만 일반 분양물량이 '래미안 원펜타스'보다 적은 176가구에 그치기 때문에 청약수요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서울시 공사비 검증으로 마무리된 서울 지역 내의 정비사업인 행당7구역, 대조1구역, 안암2구역 등 강북 지역의 대어급 사업도 일반분양이 진행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강남3구 핵심 지역에서만 4건이나 일반분양이 대기 중이어서 청약수요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쁠 것"이라며 "분상제 지역인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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