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연임에 성공했다. 출구조사에서 야권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2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이 51.2%를 득표해 연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ㆍAFP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쟁 후보였던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44.2%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2013년 대권을 처음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18년 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후 30년 넘게 좌파 통합사회주의당(PSUV) 일당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선거 전부터 부정선거 가능성을 우려해 온 야권은 즉각 반발, 한동안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선거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득표율을 얻어 승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득표율은 31%로 예상됐다.
야당 또한 30%의 투표소에서 공식 투표 집계를 수집한 결과, 곤살레스 후보가 마두로 대통령을 크게 이겼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아직 선관위가 마두로 지지자들이 통제하는 1만5000개 이상의 투표소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야당의 결과 검증을 방해하고 있다”며 “야권 연합은 이의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루티아 측은 “개표를 완전히 끝내고 집계 기록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사회에서도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국민들의 투표와 의지를 반영하지 않은 선거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좌파 성향의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마두로 정권은 스스로 발표한 결과가 믿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확인 불가능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평화와 안정의 승리”라며 “베네수엘라 선거 시스템은 투명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과 세계에 나 니콜라스 마두로 모로스가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평화와 안정 그리고 정의가 있을 것이며, 법을 존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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