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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집행위, 헝가리 '러시아인 입국 완화'에 대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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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02 20:12:49   폰트크기 변경      
공개서한서 19일까지 설명 요구…“위험시 행동 나설 것”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회원국 헝가리의 러시아인에 대한 체류·근로 제한 완화 방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바 요한손 EU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헝가리의 새 제도와 관련 “잠재적 러시아 간첩과 파괴공작원이 EU에 더 수월하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헝가리 정부에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면서 “그들의 계획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요한손 집행위원은 함께 게시한 서한 전문에서 헝가리 측에 오는 19일까지 회신하라고 요구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는 지난달 8일부터 특정 국적에만 제공되는 ‘내셔널 카드’(National Card) 적용 대상 국가를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비롯한 8개국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우크라이나와 세르비아 국적만 이 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내셔널 카드는 일종의 비자 패스트트랙 제도로, 이 카드가 있으면 헝가리에서 2년간 일할 수 있고 연장도 가능하다. 가족 입국도 허용되며 내셔널 카드를 취득한 지 3년이 지나면 헝가리 영주권 자격도 생긴다.

헝가리 정부는 내셔널 카드를 통해 입국하는 러시아인 상당수가 러시아 기술이 활용되는 헝가리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에 고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인의 유럽 입국 제한이 대폭 엄격해진 상황에서 헝가리 새 제도가 러시아 간첩의 유럽 입국 통로로 악용되는 등 ‘안보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EU는 2022년 여름께부터 러시아와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을 잠정 중단했다.

원칙적으로 모든 러시아인의 EU 입국을 금지하진 않지만 러시아로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대부분 중단됐다. 러시아인의 EU 육로 국경 통과도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더욱이 헝가리가 유럽 내 국경에서 출입국 검사를 면제받는 솅겐 조약 가입국이어서 이론상 내셔널 카드 소지자는 아무런 제지 없이 다른 솅겐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

요한손 집행위원도 서한에서 “외국인 근로자 유치 계획은 내부 국경통제가 없는 우리의 공동(솅겐) 지역의 온전한 상태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 실시해야 한다”며 “다른 모든 솅겐 국가의 보안과 이주 관련 염려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원칙적으로 솅겐 가입국 지위를 정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1985년 1차 솅겐 조약이 체결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권한이 실행된 적은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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