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사진:연합 |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조만간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동의 전운이 다시금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자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공격이 수일 내에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미국은 이와 관련한 징후가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지난 4월 단행된 이스라엘 본토 공격과 비슷할 수 있지만, 더 큰 규모로 더욱 복잡하게, 역내 이란 대리 세력과 조율하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4월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하자 같은 달 13~14일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드론 170여기, 순항 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기를 쏘는 보복을 가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사실상 처음이었다.
이에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등 자국 방공체계를 가동해 큰 피해 없이 이란의 공격을 막아낸 뒤 이란 이스파한을 겨냥한 재보복을 단행했다.
당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수위 조절에 나서면서 전면전은 피해 갔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과 그 협력 세력들이 이번에는 더 큰 보복을 가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대응 여부와 방식을 결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의 대응이 며칠에서 몇주는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한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WSJ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르면 이번 주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일 자국군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군사훈련 등 다양한 조치로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미국 정부는 확전 우려가 커진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로 파견하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은 또 자국민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하니예 피살 이후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의 위협이 커졌다면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출국해야 할 경우에는 이스라엘인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역내 긴장 고조로 안보 상황을 지속해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박격포, 로켓포 발사나 무인항공체계 침입 등에 대비해 인근 대피소를 파악해두는 등 주의해달라고 이스라엘 내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이란 내 자국민에게 신속한 철수를 권고했고, 중동행 항공편도 일시 중단되거나 우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하니예의 시신이 2일 장례식 후 카타르에 묻혔다고 CNN은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2일에도 이스라엘이 시리아-레바논 국경에서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들어가는 유조차 호송대를 겨냥해 공습을 가했다고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이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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