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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 지지 선언…미국 대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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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24 10:17:16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정회훈 기자] 미국의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이하 케네디)가 23일(현지시간) 선거운동 중단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최근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박빙 구도의 경합주 승부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케네디 후보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대언론 입장 표명을 통해 “나는 선거 승리에 대한 현실적인 길이 있다고 더이상 믿지 않는다”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자신이 과거 몸담았던 민주당을 긴 시간에 걸쳐 요목조목 비판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을 여러 차례 만났고, 자신과 트럼프가 국경(불법이민) 문제, 표현의 자유, 전쟁 종식 등 현안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많은 이슈와 접근 방식에서 우리에게 여전히 매우 심각한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다른 핵심 이슈에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케네디는 선거운동을 접을 뿐이며, 후보 등록 자체를 전면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 10개주의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삭제되도록 할 것이나, 그외 다른 주에서는 후보 자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케네디는 밝혔다. 이는 대선에서 일정한 지지 민심을 확인한 뒤 그것을 정치적 자본으로 삼아 대선 이후 독자 정당 창당 등을 모색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은 의미 있는 득표가 가능한 제3 후보 없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의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케네디 지지표’의 향배가 대선에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 도중 “우리는 막 케네디 주니어로부터 매우 멋진(nice) 지지를 받았다”며 “(케네디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대선에 나서 당내 경선 도중에 총격에 목숨을 잃은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로, 환경 전문 변호사 및 백신·예방접종 반대 운동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당초 지난해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같은 해 10월 6개월 만에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고, 다시 그로부터 10개월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방향을 트는 등 ‘갈지 자’(之) 행보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의 다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47%,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 케네디 후보는 5%를 각각 기록했다. 케네디는 해리스 부통령(49%)과 트럼프 전 대통령(45%)간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의 3%,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의 2%를 각각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케네디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에 대해 케네디가의 다른 형제들은 “아버지와 가족이 지켜온 가치를 배반한 결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케네디의 형제ㆍ자매인 캐슬린과 코트니, 케리, 크리스, 로리 케네디 등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해리스와 월즈를 믿는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밝혔다. 이어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우리의 형제 보비(케네디의 별칭)의 결정은 우리 아버지와 가족이 가장 소중히 여겨온 가치를 배반한 일”이라면서 “이는 슬픈 이야기의 슬픈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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