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새로운 수장 하셈 사피에딘./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새로운 수장인 하셈 사피에딘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피에딘은 헤즈볼라의 수장이었던 나스랄라의 사촌으로,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나스랄라가 사망한 뒤 헤즈볼라 새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4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이날 이스라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사피에딘이 이스라엘이 그를 표적으로 삼아 폭격한 지하 구조물 안에 있었고, 그가 이 공격에서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폭격 당시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을 썼다고 밝혔다. 이 폭탄은 이스라엘이 앞서 나스랄라를 제거할 때도 사용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지의 헤즈볼라 거점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신화통신은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사피에딘의 상태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사피에딘의 운명은 불분명하다”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그의 생사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나스랄라 제거 당시 8대의 전투기에서 강화콘크리트 1.7m를 관통해 폭발하는 벙커버스터가 80발 이상 투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가 1992년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오른 직후 집행위원회 조직을 맡아 30년 넘게 훈련 시스템과 외국 투자 등 재정 부문을 전담 관리해왔다. 그는 헤즈볼라에 본격적으로 투신하기 전 이란에서 유학하며 이슬람교를 공부했다.
이와 함께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군 드론에 암살당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와도 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사피에딘은 지난달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헤즈볼라 간부들이 대거 숨졌을 땐 나스랄라를 대신해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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