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고금리 지속과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경매 시장에 새로 유입된 물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8월 신규로 경매를 신청한 물건만 18년 만에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서울에 한 주택 밀집지역. /사진:연합 |
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존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1만14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833건) 대비 14.9% 증가한 규모로 2006년 8월(1만820건)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다. 경매 신청 건수는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와 달리 채권자가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다.
지난해 연간 신규 경매 신청 건수도 2019년 이후 4년 만에 10만건(10만1147건)을 다시 넘긴 가운데 올해는 8월까지만 누적 신청 건수가 8만2287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5859건)보다 약 25%나 많은 숫자다. 이런 추세면 올 신규 신청 건수가 부동산 시장 침체기이던 2013년(11만9166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12만4252건)을 넘어 1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또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로 진행되기까지 6개월~1년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경매 물건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찰장에 대거 쏟아질 것이란 게 시장의 예상이다. 신규 경매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유찰이 거듭되면서 경매 물건이 적체하면서다.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데는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면서 경매 신청으로 이어진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경매 물건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으면서 상가 경매 신청이 늘고,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연립ㆍ다세대)나 오피스텔 경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지옥션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 매월 500~600건이던 서울 빌라 경매 진행 물건 수(입찰 건수)는 올 들어 2배가 넘는 월 1200~1500건에 육박한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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