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 이전 논의
셀트리온ㆍ화이자 등 유치에 총력
‘보스턴식 랩센트럴’ 도입이 목표
최대 현안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현산 4.5조 투자 들여 본사 이전
상계ㆍ중계ㆍ월계 ‘신도시급’ 추진
도심형 자연휴양림 수락산 구상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 일대에 서울 디지털 바이오 시티’(S-DBC)가 조성되면 서울 끝이었던 노원이 동부권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오 구청장이 바이오 시티 부지 일대를 가리키며 복합 개발에 대한 구상을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노원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이 부지의 규모가 자그마치 7만5000평입니다. 바이오단지가 조성되고, 쇼핑몰이 들어서면 대규모 복합상업단지로 탈바꿈할 겁니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끝이었던 노원이 동부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거죠. 도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기자와 함께 구청 전망대에 올랐다. 탁 트인 하늘 아래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오 구청장은 지난해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곳의 광활한 규모에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 개발에 착수한 창동기지 일대를 두고 “서울 동부권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는 남양주 진접으로 이전이 확정됐고, 도봉면허시험장은 의정부시로 옮기는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며 “현재 시와 경찰청이 긍정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이곳을 ‘서울 디지털 바이오 시티’(S-DBC) 부지로 확보한다는 게 오 구청장의 복안이다. 연구중심병원과 바이오 기업, 연구소가 들어서고 쇼핑몰과 마이스(MICE ; 기업회의ㆍ포상관광ㆍ컨벤션ㆍ전시회) 조성이 예정돼 있다. 지난 5월 S-DBC 기업 유치 설명회에서는 오 시장과 오 구청장이 직접 ‘세일즈맨’으로 나서기도 했다.
오 구청장은 “그간 여러 기업 관계자를 만나며 유망 기업의 입지로서 노원이 가진 장점을 교통과 주거 여건을 중심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인천국제공항까지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 1시간 거리, 지하철 1ㆍ4ㆍ6ㆍ7호선으로 도심지로의 교통망이 연결되어 있다”며 “여기에 새로 착공한 GTX-C노선은 강남의 삼성역까지 10분대에 이동 가능하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가 완료되면 자동차로도 강남까지 10분대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SK케미칼 등 국내 대기업과 제약회사들이 입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화이자나 얀센 등 해외 빅파마(대형제약사)의 지사 등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5월 서울시에서 개최한 ‘S-DBC 미래산업거점 조성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오승록 구청장. / 사진 : 노원구 제공 |
특히 지난해 3월 세계 바이오산업 1번지인 보스턴 출장에서 구축한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보스턴식 랩센트럴’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 구청장은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라 앞으로도 다양한 변수와 난제가 있겠지만, 바이오 단지에 대한 구민들의 지지가 견고하고 사업의 필요성도 뚜렷한 만큼 빠르고 완성도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원구의 최대 지역 현안으로 꼽히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이를 두고 “직주근접 자족도시로 변모하기 위한 노원의 100년 미래가 걸린 핵심사업”이라고 밝혔다.
광운대역 내 물류부지와 역세권 등 약 15만㎡에 달하는 부지의 복합개발은 다음 달 착공한다. 이 개발의 핵심은 HDC현대산업개발이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용산에 있던 본사를 이전하고, 3000여가구의 아파트뿐 아니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명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복합개발’에 있다.
오 구청장은 “노원, 도봉, 성북 등을 통틀어 대기업 본사가 처음 오는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재계 순위 30위에 있는 HDC현산이 들어오면서 그동안 베드타운으로 불렸던 노원의 재건축도 함께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초 서울시가 ‘강북 전성시대’ 발표를 통해 구정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재건축ㆍ재개발 신속추진의 막힌 물길을 뚫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도 됐다”며 “재건축 규제혁신에 따라 상계ㆍ중계ㆍ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도 ‘신도시급’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내 44개 재건축 추진 단지 중 26곳이 역세권 준주거지역 종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동차량기지일대 개발 조감도 / 사진 : 노원구 제공 |
오 구청장은 “이처럼 큰 줄기의 대규모 복합개발과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면 노원은 향후 직주근접의 자족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굳이 다른 동네를 가지 않더라도 이 일대에서 주거와 문화생활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며, 여기에 교통까지 뒷받침돼 접근성까지 개선된다”며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 향후 5년 뒤에 가장 호재가 많은 곳으로 노원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구청장은 노원을 ‘꿀잼도시’로 만들 계획도 구상 중이다. “특히 남은 2년은 구민들에게 더 재밌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형 자연 휴양림인 ‘수락산 자연 휴양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오 구청장은 “이곳에 나무 위 집인 ‘트리 하우스’도 짓고, 여러 음악 페스티벌도 개최하는 등 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힐링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노원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반응을 최근 부쩍 자주 접하게 된다”며 “세금의 가치를 행정서비스로 돌려받고 있다는 체감, 동네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체감을 주민들이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두 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주민 반대해도 타협 안 돼…‘사회적 약자’ 정책 물러설 수 없어”
오승록 구청장의 ‘파격 행정’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 / 사진 : 노원구 제공 |
오승록 구청장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남다른 구정 철학을 갖고 있다. 아무리 주민들이 반대하더라도 약자가 피해받는 일이라면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다.
오 구청장은 “행정이 주민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면 동네가 엉망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에게 필수 시설인 도서관을 짓는데 민원을 넣어 반대하거나, 재건축ㆍ재개발 인센티브는 받아가면서 기부채납 시설에 장애인 시설은 못 넣는다고 발뺌하는 식의 행태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고 강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데이케어센터 없이는 신속통합기획도 없다”고 못 박으며 노인보호시설을 기부채납 필수시설로 제안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 그리고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20년, 30년 후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 공공기여에 혜택을 주는 정비사업 법 개정도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원구는 어르신,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신 만큼 이들의 권익보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자치구”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약자 정책으로는 ‘전국 최초 장애인 친화 미용실’ 운영, 불암산ㆍ수락산 등 ‘무장애 산책로’ 조성,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민간 자원을 활용한 ‘똑똑똑 돌봄단’ 등이 있다.
오 구청장은 “영유아, 아동, 청소년, 청년, 어르신, 장애인까지 생애주기별로 세분된 복지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단 한 명의 구민도 소외되는 일 없이 정당한 대우와 복지 혜택을 누릴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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