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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관리-유통시스템 혁신....고미술시장 활성화에 사활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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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17 16:03:49   폰트크기 변경      
취임 8개월 맞은 김경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 인터뷰


오전 6시 기상, 협회 업무 조율, 고미술 하반기 전시기획, 감정전문가 면담, 지역 전시회 참가 준비, 협력기관과 업무협약….
 김경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64)은 하루를 25시간으로 산다.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가며 활동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올봄 고미술협회 협회의 제27대 '수장'을 맡아 고사위기에 처한 고미술시장을 살려보려는 굳은 결기를 다지면서 일어난 개인적인 변화다.
 김 회장은 2006년부터 8여 년간 경남지회 지회장을 역임하며 업계 활성화를 위해 힘써왔다. 2015년부터는 한국고미술협회 부회장과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행정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KBS의 대표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 민속공예 및 토기 분야 감정위원으로 출연해 우리 고미술품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김경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이  한국 문화유산  유통시스템 혁신과 시장활성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고미술협회 제공 


사실 국내 고미술시장이 지난 30여년간 불황이 이어지면서 많은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 보물급 고서화나 도자기, 불상 등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끊겼고, 가격도 급락했다. 김 회장이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고미술시장 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미술시장 활성화에 승부를 건 김 회장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금과 부동산이 유망 투자 대상이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문화상품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미술시장 활성화에 대한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문화에 투자하는 국민들이 있는 한 나라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것. 돈이 된다고 해서 고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산다는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고미술애호가들의 저변을 확대 하려면 문화유산을 관리 및 유통하는 시스템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호가들이 수긍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고미술상인들의 책임의식이야말로 고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고미술품은 선조들의 ‘문화 DNA(유전자)’가 깃든 유산입니다. K팝이나 K아트 같은 문화의 씨앗을 키워내는 밑거름이기도 하고요. 중국은 명나라 도자기 ‘술잔’이 2억8100만 홍콩달러(약 380억원)에 팔리는 등 시장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30년 가까이 불황에 빠져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고미술업계도 이제 정말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김 회장은 한국 고미술시장이 중국처럼 활성화를 되려면 시스템이 갖춰져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그러기 위해선 작품 발굴-유통-감정 등의 엄격한 시스템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협회가 감정으로 인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관청인 국가유산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협회의 감정제도를 선진화시키고, 과거 가짜증서의 난발로 인한 애호가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입니다.”

김 회장은 고미술업계의 오랜 현안인 문화유산법 시행령 개정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문화유산의 해외 유통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시장 활성화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 등 유관부처와 협력을 통해 보물과 중요 유산을 제외한 일반적인 고미술품 중 일부는 자유롭게 해외 거래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지역 회원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창출될 수 있는 협회 자체 사업과 정부 시책 사업을 만들어 시장이 힘을 받게 할겁니다”


고미술품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김 회장은 “고미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누구나 쉽게 소장 물건을 팔고, 고객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세운 기준은 세 가지. 어떤 형태든 애호가에게 소장 가치를 만들어줘야 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전통문화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문화에 관심을 갖는 계층이 두터워지고 있어 고미술시장 역시 조만간 힘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는 우리 조상의 유산을 소중하게 여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이 그런 전철을 밟았거든요.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비롯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불안감, 부동산시장 불황 등 악재가 있지만 기업인, 직장인, 주부 등 고미술품에 애착이 있는 분들이 많아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는 불투명한 한국 고미술시장의 대해서도 “업계도 이제 정말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김 회장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아름다운 우리 고미술'을 주제로 협회 회원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펼칠 예정이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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