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외교부는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를 초치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항의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지노비예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 및 관련 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그는 북러 간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북한군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이는 다수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불법적인 군사 협력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고, 우리 핵심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임을 엄중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독자제재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우리 정부의 파병 공식 확인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북한 매체 보도는 지난 12일 노동신문이 우크라이나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 군 사령관의 주장을 실은 것이 마지막이다.
침묵을 이어가는 건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언론 등을 통해 북한군 파병설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가짜뉴스’라며 맞받아쳤으나 국정원 발표가 나온 이후에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무대응은 국정원이 내민 파병 증거가 명확해 이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도 파병 사실을 알리는 데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군심리전단은 전방 지역에 배치된 대북 확성기로 방송되는 ‘자유의 소리’를 통해 이날 오전 북한군 파병 소식을 북한 주민에게 전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자유의 소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방송했다.
아울러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북한군 6명이 공습으로 숨졌으며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구성된 3000명 규모의 특별 대대를 편성 중이라는 우크라이나 매체의 보도도 전했다.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군 당국이 심리전 차원에서 운용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과 북한군이 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