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아래 지난달 31일 아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공조가 한층 더 심화된 가운데,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이 최악의 경우 유럽의 전쟁이 글로벌 분쟁으로 확전되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사설을 통해 북한의 파병은 러시아가 전쟁을 더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추가적 인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병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대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점진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군은 첨단 무기와 드론 사용을 포함한 현대전 실전 훈련을 이번 파병을 통해 받게 된다며 “이런 경험은 미래 한국과의 분쟁에서 북한에 매우 귀중한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적대적인 반미 및 반서방 군사강국들의 치명적인 축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러시아, 중국,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이며, 이란은 핵무기 보유를 열망하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 중동, 태평양의 개별적인 지정학적 인화점이 집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러시아에선 미국의 개입시 ‘3차 대전’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우크라이나 우방국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 매체 RT 인터뷰에서 “차기 미국 지도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계속 기름을 끼얹는다면 이는 지옥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매우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정말로 제3차 세계대전으로 가는 길을 열 것”이라며 오는 5일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이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러는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전략대화를 갖고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최 외무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등 다른 지역의 정세가 악화되는 주요 원인이 미국과 그 위성국들의 도발행위라는 점에 공동된 인식이 표명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러시아 측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공격적 정책을 억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 지도부가 취한 조치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명분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미국과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우방국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에서 “미국이나 영국, 독일 모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군이 전장에 도착하기 전 조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북한군이 훈련 중인 캠프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군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내부 깊숙한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서방산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동맹국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북한군을 배치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미국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오는 5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며, 우크라이나 지원 등으로 무기고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을 꺼린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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