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브록먼(Greg Brockman) 오픈 AI 회장(오른쪽)과 이준표 SBVA(SoftBank Ventures Asia) 대표가 4일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AI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안윤수기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5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기후변화라든지 질병 정복 등 세상을 바꿀 문제를 푸는 데 AI가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창립자 중 한명인 그렉 브록먼 오픈AI 회장은 4일 ‘SK AI 서밋’에 참석해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oftBank Ventures Asia) 대표와 대담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한국계 아내 덕분에 한국에 긴밀한 인연을 느낀다는 그는 토요일 밤 도착해 서울 홍대를 찾았다. 그는 “한국이 AI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홍대에서 느낀 에너지는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일자리에 AI가 미칠 영향을 묻고 싶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났는데 지금 창업한 회사는 수십명의 개발자가 필요 없고, 한명이 AI를 하면서 일의 량을 엄청나게 줄여준다고 하는데.
“창업할 때 직원수가 덜 필요할 것이라고 했는데 대신 회사 설립이 쉬워져 더 많은 회사가 생길 수 있다. 생각지 못했던 흥미로운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사라지는 일자리, 생기는 일자리가 있을 것이다. 분명히 영향은 있을 것이며 업종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낙관적일 수 있는 이유는 이 세계에서 사람들은 항상 경쟁을 한다. AI로 인해 일을 안해도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된다. 보편적인 소득이 있어서 지금보다는 풍요로워질 수 있다. AI로 인해 어떤 세계가 올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어떤 세계를 우리가 만들어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긍정적인 미래가 가능하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보나.
“대답은 ‘네’ 입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단 놓치는 게 있다. 그 순간이 있지만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곡선을 타면서 오는 것이고 그 안에서도 단계가 있다.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에 원하는 것을 통해 어떻게 빠르게 이뤄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많은 산업은 탄력적이라 생산성을 2~3배 높이면 그 영향은 10~20배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SK의 AI에 대한 전략적 방향은 어떻게 보는가.
“오픈AI도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SK에서 생각하는 방향, 전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K가 AI에 집중하자는 의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임원진들 볼때마다 AI에 투자하는 시간을 물어보다는데 SK의 경우에는 50%로 답해 정말 놀라웠다. 치하할 만한 일이다.”
△오픈AI는 모든 인류에 혜택을 줄 수 있나.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을까.
“AI 발전의 중요한 원칙은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AGI가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면 기술 개발과 발전이 전제가 돼야 한다. AG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인프라와 연계돼야 하며, 반도체와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인류가 10년 후에도 AI가 나오기 전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돼야 한다.
오픈AI는 지난 7년간 매년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초기에는 AGI가 단일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진적인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GPT-4는 슈퍼 휴먼으로 모든 분야에 답을 잘해줄 수 있다. 현재 AI가 일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인간과 같은 감각적, 이성적 능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GPT-4는 챗봇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진정한 혁신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픈AI에서 계속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보통 인공지능이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똑똑한 사람이 하는 것을 몇백분의 1초에 하는 것이다. 잘못된 답변했을 때 AI가 계속 생각한다고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논리와 추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나는 AI가 빠른 답변보다는 논리를 파고드는 것을 원한다. 그래야 새로운 기업을 창업할만한 대박 아이템을 들고 나온다던지, 퓰리처상을 탄다든지 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춘 AI를 탄생시킬 수 있다. GPT-4가 많은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은 AI 연구의 도전 과제다.”
△어떤 산업이 가장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까.
“AI는 수평적 기술로 모든 분야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케어가 가장 큰 변화를 받을 것으로 본다. 제 아내가 최근 희귀한 유전자 관련 진단을 받았다. 많은 경우 진단이 안되고 넘어가는 질병이었다. 그러나 몸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전문가마다 자신의 분야만 본다. AGI는 각 분야별 전문성을 통합시켜 진단할 수 있다. 챗GPT를 통해 진단을 하고 치료법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AI인프라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현재 AI인프라의 제약사항은 뭐고 어떤 투자가 필요한가.
“AI 인프라는 연산, 데이터, 알고리즘이 AI시스템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 3가지는 계속 부스팅이 돼야 하며 기가와트급 데이터 센터 건설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반도체도 물론 중요하다. 이 부분은 SK하이닉스가 해결하고 있다. AI를 세계에서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전력도 현재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건설업이고 공급망이 필요한 산업이다.”
△챗GPT를 개발하면서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는데.
“언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았다. GPT를 스케일업하면서 API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피드백 덕분에 GPT 모델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GPT-3로 사람들이 뭘 하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모든 게 언어로 귀결됐다. 2022년 GPT-3.5가 개발됐다. 결국에는 챗GPT가 되기 위한 피드백을 받았고 2022년 말 GPT-4를 개발했는데, AI가 그 이전의 맥락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GPT-4는 나온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진정한 대화형 AI’로 발전했다.”
△민ㆍ관 협력을 기반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나. 소버린AI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각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정부의 역할도 정말 크다. AI를 통해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얻고자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광대역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확대하던 의지가 AI에도 필요하다. AI에 투자하면 결국 모두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다. 국가 단위에서 주도적으로 각 국 안에서 국민에에 영향을 미치는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통제도 국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접근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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